[탁구]똘똘 뭉쳐도 힘든데…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8분


탁구계가 시끄럽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미 열흘 전 숭민그룹 이광남 회장을 새 협회장으로 추대해 취임 승낙을 받았다. 이어 7일 새 집행부를 구성해 발표했고, 12일에는 새 집행부가 참여하는 협회 이사회를 개최했다. 회장을 ‘모셔오고’ 집행부를 구성한 쪽에서는 3개월여 동안이나 공석으로 있던 협회장 자리가 채워져 한 시름을 던 눈치다.

하지만 여전히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초등탁구연맹은 12일 이사회를 갖고 “이광남 신임 회장이 용퇴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초등연맹이 대한탁구협회에서 탈퇴하는 것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중고연맹과 실업연맹 등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이들이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회장 사퇴의 이유는 “새 회장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 이들은 현 집행부와는 다른 후보를 추천했었다. 이와 함께 당초 집행부 명단에 포함됐던 인사들 중 일부가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행부 참여를 고사하는 등 탁구계의 ‘패 가르기’는 위험 수위까지 올랐다.

사실 탁구계의 분열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패가 나뉘어 다툼을 벌였던 탁구계에서 회장 선출 같은 큰일이 ‘탈 없이’ 마무리된다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다.

한때 탁구는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인기 스포츠였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도 선뜻 ‘인기 종목’이라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4월로 다가온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남북단일팀이 구성될 수도 있고, 최근 떨어진 한국 탁구의 위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는 대회다. 그러나 아직 이 대회에 출전할 대표 선발전조차 열지 못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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