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을 집행부에 합류시킨 것은 올림픽의 부진을 털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역도협회가 찾아낸 돌파구였다.
그렇다면 프로농구에 밀려 해가 갈수록 팬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배구로 시선을 돌려보자. 13일 배구협회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집행부 임원을 대거 교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배구인들은 많지 않다. 역도와는 대조적으로 스포츠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강만수 장윤창 등 낯익은 이름은 명단에 없는 대신 이들보다 지명도가 낮고 나이도 10년 이상 많은 인사들이 대거 신임 이사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협회가 새 집행부 구성에서 행정 경험을 우선시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5년동안 국제이사를 맡았던 인사가 새 이사진에서 빠졌다. 국가대표출신으로 외국에서 학위까지 받은 전임 국제이사는 그동안 국내는 물론 국제배구계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국제이사 교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간 외교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외교에서도 개인적인 친분관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스포츠 약소국쪽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물론 외국에서 자영업을 하며 10여년이상 배구계를 떠나있다 2년전 귀국한 신임 국제이사가 국제배구계 인사와 새로운 친분을 쌓으면 되겠지만 그동안 국제배구계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약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배구협회가 이 같은 점을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집행부 구성의 원칙이 무엇이었는지 배구인들과 팬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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