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김도훈 떴다…히딩크엔 눈도장 구단선 4억 연봉

  • 입력 2001년 2월 14일 18시 41분


김도훈
“사람 인연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최근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 김도훈(31·전북 현대모터스)의 입가에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히딩크 사단’에 합류한 이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공격포인트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다 국내에서 ‘반가운 소식’까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로축구 국내 최고액 연봉으로 일본프로축구(J리그) 빗셀 고베에서 그를 끌어왔던 구단이 이번엔 국내 전 종목을 통틀어 최고액인 4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 이 금액은 프로야구 홈런왕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3억원을 너끈히 뛰어넘는 액수다.

김도훈은 지난해 연봉 2억7000만원을 받았지만 소속사 모델료를 비롯해 실제로는 4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았고 98년부터 2년간 일본에서 활약할 때는 연봉이 11억원에 달했었다.

김도훈이 이처럼 ‘왕중왕’ 대접을 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대표팀에서의 맹활약이 주요인으로 김도훈으로서는 히딩크 감독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다.

사실 김도훈에게 히딩크감독은 ‘악몽’의 대상이었다. 히딩크감독이 이끌었던 네덜란드는 98년 프랑스월드컵때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던 김도훈에게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0―5 완패의 수모를 안겼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도훈은 당시 최용수 대신 출전하는 바람에 한국이 영패를 당했다는 억지스러운 비난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그러나 2년반 만에 한국팀 사령탑이 된 히딩크감독은 김도훈의 ‘구세주’가 됐다.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 김도훈은 후반 절묘한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기록, 히딩크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한편 스스로도 마음을 추스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로는 탄탄대로. 히딩크축구의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낙점된 김도훈은 이번 두바이 4개국친선대회 모로코전에서 유상철의 동점골을 합작해냈고 UAE전에서는 한국이 뽑은 4골중 3골을 어시스트했다.

그가 히딩크감독과 월드컵무대에서 맺었던 악연을 월드컵무대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재생시킬 수 있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두바이〓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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