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동아마라톤 풀코스 도전 보디빌더 창용찬씨

  • 입력 2001년 2월 20일 18시 41분


풀코스에 도전하는 보디빌더 창용찬씨
풀코스에 도전하는 보디빌더 창용찬씨
‘보디빌더에서 마라토너로’

순발력을 중시하는 보디빌더와 지구력을 중시하는 마라토너가 쓰는 근육은 정반대. 그러나 운동을 통해서 느끼는 성취감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한 때 국내 최고의 보디빌더였던 창용찬(45·홍영표 보디빌딩 연구소 이사)씨. 그는 다음달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72회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풀코스에 도전, 마라토너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창씨의 마라톤 풀코스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 하프 코스는 10차례나 완주를 마쳤다. 풀코스 첫번째 완주 때 4시간10분에 골인했던 그는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50분대 진입을 목표로 맹훈련에 한창이다.

창씨는 82년 미스터코리아. 고교 1학년 때 ‘멋진 몸매를 갖고 싶어서’ 보디빌딩을 시작한 그는 보디빌더로서 남다른 신체 조건과 꾸준한 노력으로 81년부터 90년까지 10년 동안이나 보디빌딩 대표 선수를 지냈다. 90년 은퇴후에는 대한보디빌딩협회 이사직과 홍영표 보디빌딩 연구소 이사를 겸임하며 보디빌딩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하지만 ‘젊은 시절’처럼 근육운동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바쁜 업무로 스트레스에 치여 사는데다 운동까지 소홀히 했던 그는 98년 과로로 졸도하기도 했다. 이후 새롭게 시작한 것이 마라톤. 과거에 했던 보디빌딩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마라톤은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운동’인 셈이다.

주중에는 헬스 클럽에서 러닝 머신을 뛰며 운동을 했고, 주말에는 마라톤 동호회(분당 탄천검프클럽)에 적을 두고 아마추어 마라토너들과 호흡을 맞춰 뛰었다. 드디어 입문 2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사실, 근육 운동인 보디빌딩으로 다져진 그의 몸은 유산소 운동인 마라톤에는 불리한 점이 많다. 근육이 많아 몸이 무거운데다 팔과 허벅지가 두꺼워 장거리를 뛰다보면 피부가 서로 스쳐 상처가 나기도 한다. 마라토너들이 대부분 마른 체형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저 달리는 것에 재미를 느낀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근육을 만드는 것이나 거리를 달리는 것이나 그 목표는 같습니다. 바로 ‘건강’입니다. 보디빌딩과 마라톤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서로 다를 뿐이지요.”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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