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언니 윤선숙이 배해진을 끌어준다. 물론 각종 대회에서의 기록은 선배인 윤선숙이 늘 앞섰다. 하지만 최근 배해진이 급성장, 윤선숙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라 기록 단축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펼치는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다.
윤선숙과 배해진은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2001동아국제마라톤에서 밀고 당기는 ‘연합 작전’을 펼쳐 올해 처음 국제대회가 된 여자부에서 ‘일을 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해진이가 좋아지고 있어 기뻐요.” 팀 내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던 윤선숙은 배해진의 급성장에 다소 당황한 기색도 있지만 오히려 자극제로 삼고 있다.
‘증기기관차’라 불리는 윤선숙은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이 장점. 지난해 10월15일 전국체전 20㎞에서 2위를 차지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뛴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풀코스(10월22일)와 서울하프마라톤(11월19일)을 거푸 석권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너무 무리한 출전 아니냐는 주위의 눈총도 있었지만 그만큼 마라톤에 대한 집념과 지구력이 강하다는 반증. 풀코스 최고기록은 2시간35분11초.
배해진은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신예. 경쾌한 트로트 주법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며 뛴다. 스피드는 뛰어나지만 독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지구력이 떨어지는 게 단점. 대회출전 때마다 컨디션조절에 실패해 풀코스 최고기록이 2시간44분59초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서울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4분16초를 뛰는 등 최근 기량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제주도에서 가진 두달간의 전지 훈련에서 주 2, 3회씩 펼쳐지는 45∼50㎞ 거리주를 충실하게 소화해냈다. 각종 대회에서는 윤선숙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번 동계훈련 때는 배해진이 10번 중 6번은 앞섰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춘천으로 이동해 동아마라톤을 위한 마무리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선근 도시개발공사 감독은 “(배)해진이 몸이 좋다. (윤)선숙이와 보조를 맞춰 30㎞ 이상까지 잘 따라간다면 일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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