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릴 2001동아서울국제마라톤이 세계 마라톤 정상급 선수들의 참가 확정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게자헹 아베라(23·에티오피아)와 애틀랜타 올림픽 챔피언 조시아 투과니(30·남아공) 등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를 비롯해 거트 타이스(30·남아공), 아베베 메코넨(38·에티오피아) 등 개인 최고기록 2시간6, 7분대의 아프리카 준족들이 서울 도심에서 자존심을 건 ‘빅쇼’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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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아국제마라톤에 쏠리는 관심의 초점은 ‘두 올림픽 챔피언의 격돌’.
시드니올림픽 제패로 일약 ‘제2의 아베베’로 떠오른 아베라는 올림픽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이번에는 꼭 보여주겠다는 각오.
1m70, 58㎏의 마라톤에 적합한 체격을 지닌 아베라는 평균 해발 2400m인 ‘마라톤 천혜의 땅’ 아디스아바바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연중 ‘고지대훈련’을 하고 있어 폐활량이나 지구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42.195㎞의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흐트러짐 없이 달려 ‘인간 기관차’로 불릴 정도.
지난해 올림픽 우승 후 시즌 마지막으로 참가한 12월3일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5위(2시간9분45초)로 부진해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7분54초·99년 후쿠오카)을 경신하며 우승해 명실상부한 ‘차세대 지존’임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삼성전자)를 3초차로 누르고 우승해 국내 팬에게 잘 알려진 투과니는 ‘애송이’ 아베라를 ‘한수 지도’해 주겠다는 입장. ‘시골 광산의 청소부’ 출신으로 올림픽 월계관 하나로 월드스타가 된 투과니는 올림픽 우승 후 97런던마라톤에서 2시간8분6초, 97후쿠오카마라톤에서 2시간7분28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프리카 마라톤의 최고기록 보유자인 타이스는 개인기록으로 두 올림픽 챔피언을 누르겠다며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다.
비록 메이저대회 우승은 못했지만 99도쿄대회에서 2시간6분33초로 우승해 아프리카선수로서는 기록이 가장 좋다. 세계 역대 5걸 안에 드는 그는 98년 도쿄, 시카고마라톤에서 거푸 2시간7분대를 뛰는 등 꾸준히 2시간8분대 이상을 주파하고 있어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97동아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했던 메코넨은 ‘백전 노장’. 최근 기록이 주춤하지만 최고기록이 2시간7분35초인데다 저력있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어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