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 프로축구 10개구단 단장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관 2조에 축구가 인종과 정치, 종교적인 이유로 인한 불이익에 적극 대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특정 종교 단체와 성남시로부터 퇴출 압력을 받고 있는 성남 일화팀이 연고지를 지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날 이사회에선 문화관광부의 중재를 통한 해결과 함께 대한축구협회와 협력해 일화가 퇴출될 경우 어떠한 축구경기도 성남에선 열지 않겠다는 것을 성남시에 통고할 것을 결정했다.
사태의 발단은 성남시가 지난해 12월22일 운동장 개보수를 이유로 운동장 대여불가를 일화측에 통보한데 이어 12월말까지 사무실을 정리해 달다는 공문을 보내 ‘퇴출작업’을 벌이면서 불거졌다. 일화축구단의 모체인 통일교재단을 반대하는 한 기독교 단체가 ‘성남시가 특정종교를 표방하는 축구팀의 연고지가 될 수 없다’며 성남시를 압박했고 김병량 성남시장은 지난달 5일 ‘일화축구단으로 인해 시민들의 편이 갈리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일화의 연고지 퇴출을 공식적으로 밝히기에 이르렀다.
김시장의 발언 이후 축구팬들은 연일 강력한 항의의 글을 성남시 ‘열린 시장실’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또 성남시 축구인들과 팬들은 지난달 25일 성남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성남시의 일화축구단 연고지 철회 반대’ 궐기대회를 가졌고 시민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시장은 최근 ‘시민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운동장은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다소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측은 “시민들의 갈등이 증폭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정한 사안이지 종교적인 문제와는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