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플로리다주 올랜도구장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최강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시범경기. 선발 대런 드라이포트에 이어 3회부터 다저스의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3이닝 동안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브레이브스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12명의 타자중 11명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는 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나니 다음에 던질 공이 많았다”는 그의 말처럼 시종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편하게 피칭할 수 있었다.
총투구수 5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1개나 된 것은 박찬호의 제구력이 갑자기 좋아졌다기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덕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해부터 심판들에게 스트라이크존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야구규칙 2조73항에 정의된 스트라이크존은 ‘타자 어깨의 윗부분과 유니폼 바지 윗부분의 중간점에 그린 수평선을 상한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의 선을 하한으로 하는 본루상의 공간’. 하지만 관행적으로 심판들은 무릎과 허리벨트 사이를 통과하는 공에 손이 올라갔다.
자체미팅을 통해 기존 스트라이크존을 바꾸기로 결의한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올 시범경기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약간씩 상향조정했고 이날 박찬호 투구때 찰리 랠리포드주심은 박찬호가 볼이라고 생각한 공에도 자신있게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박찬호는 경기 뒤 “의도적으로 높은 공들을 던져봤다. 오늘처럼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 던지기가 한결 편해진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3회 2사후 투구밸런스가 잠깐 흐트러져 3연속 볼넷을 내주기도 했으나 애틀랜타 4번 리코 브로냐를 3구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벗어난뒤 4,5회엔 단 한명의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4회초 타석에선 ‘인종차별 발언’의 주인공인 애틀랜타 투수 존 로커로부터 왼쪽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이 경기는 다저스가 8―4로 이겼고 2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 1.80을 기록중인 박찬호는 11일 베로비치에서 열리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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