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정민태·정민철 '흐림'
미국과 일본프로야구의 시범경기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선수들의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미국파 중 박찬호(28·LA 다저스)와 최희섭(22·시카고 컵스)은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이상훈(31·보스톤 레드삭스)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빅리그 잔류를 장담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자질구레한 부상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어 지난해 전반기와 같은 위력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메이저리그 6년째를 맞은 박찬호는 지난 3일 첫 등판에서 2이닝동안 3안타 1실점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7일 두번째 경기에서는 앞선 경기에서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내셔널리그 최강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3이닝동안 볼넷 3개를 허용했으나 삼진 6개를 뽑아내며 무안타로 막는 위력적인 투구를 보였다.
박찬호는 올시즌 확대된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이용하며 주무기인 빠른 볼과 낙차 큰 커브로 애틀랜타의 강타선을 손쉽게 요리해 대망의 20승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산 대포' 최희섭은 마이너리그에서 인정받은 '가능성'을 현실화 시키며 스프링캠프의 스타로 떠올랐다.
태평양을 건너온 지 불과 2시즌밖에 되지 않은 최희섭은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장외 3점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놓는 등 9타수 4안타 타율 0.444로 화끈한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최희섭은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빅리그로 올린다는 코칭스태프의 계획이 예정데로 진행된다면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자신감은 풀타임메이저리거를 꿈꾸는 그에겐 큰 힘이 될 것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셋업맨으로 보직이 확정된 김병현은 가벼운 근육통으로 최근 등판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첫 경기에서 1이닝동안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해 `닥터 K'의 명성을 입증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
보스톤 레드삭스의 이상훈과 김선우는 거듭된 난조로 메이저리그 승격이 불투명해졌다.
이상훈은 최근 3경기 연속 실점으로 벤치를 실망시켰다. 하지만 팀내에서 희귀한 왼손 셋업맨이라는 장점은 여전하다.
이상훈과 함께 보스톤에 둥지를 틀고있는 김선우는 6일 몬트리올과의 첫 경기에서 2이닝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로 4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이종범(31·주니치 드래곤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니치 이적 4년째인 이종범은 팀 안로와 아지 티몬스 등 외국인 선수들과 2장뿐인 1군 외국인 엔트리를 놓고 경쟁중이지만 7일 현재 12타수 5안타 0.417의 고감도 타율로 개막전 선발 출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종범은 올해를 명예회복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그 어느때보다 굳은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어 '야구천재'다운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수비에서 외야수와 3루수 중 어떤 보직을 맡게될지 확정되지 않은것은 심리적인 불안요인이 될 전망.
구대성(32·오릭스 블루웨이브)과 조성민(28·요미우리 자이언츠)도 안정된 모습으로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적 첫 해에 오릭스 마운드의 간판투수로 떠오른 구대성은 4일 한신과의 첫 경기에서 2이닝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합격 판정을 받았고 부상에서 회복된 조성민은 자체 청백전과 시범경기를 통해 거인 마운드의 마무리 투수로 복귀 가능성을 알렸다.
그러나 조성민과 더불어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정민태와 정민철(이상 요미우리)은 아직 국내시절 전성기에 못미치는 투구로 나가지마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해 올시즌 1군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