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의 ‘한국인 대포’ 최희섭(22)이 시범경기에서 연일 화끈한 방망이 쇼를 연출하자 그가 시즌 초부터 메이저리그에 직행할 것이란 핑크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시카고 컵스의 1루수 4인방인 최희섭,론 쿠머,매트 스테어스,홀리오 줄레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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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 나이 | 키 | 몸무게 | 투타 | 출신 | 시범경기성적 | 2000시즌 성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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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 22 | 1m95 | 115kg | 좌투좌타 | 한국 | 5경기타율 0.444 4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 없음 |
론 쿠머 | 35 | 1m80 | 94kg | 우투우타 | 시카고 | 4경기타율 0.400 4안타 2타점 2득점 | 미네스타 트윈스, 140경기 타율 0.270 147안타 16홈런 82타점 |
메트 스테어스 | 33 | 1m75 | 98kg | 우투좌타 | 캐나다 | 3경기타율 0.750 6안타 2타점 2득점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143경기 타율 0.227 108안타 21홈런 81타점 |
홀리오 줄레타 | 26 | 1m98 | 104kg | 우투우타 | 파나마 | 6경기타율 0.111 1안타 1득점 | 시카고 컵스, 30경기 타율 0.294 20안타 3홈런 12타점 |
13년 동안이나 컵스의 1루를 지켰던 마크 그레이스가 구단과의 불화로 올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팀을 옮겨 최희섭으로선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건 사실. 그러나 컵스가 공격의 핵인 1루 자리를 아무런 대안 없이 비워놓았을 리는 만무하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6년간 1루와 3루를 번갈아 맡았던 론 쿠머(35)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메이저 8년 경력의 베테랑 매트 스테어스(33)가 새로 컵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둘은 1루수답게 방망이 실력도 이미 검증된 선수. 쿠머가 6년 통산 타율 0.278에 667안타 77홈런 364타점을 기록했고 스테어스는 8년간 타율은 0.267로 떨어지지만 573안타 123홈런 409타점을 올렸다. 한해 평균으로 치면 쿠머는 꾸준히 110안타 이상을 때렸고 스테어스는 최근 4년간 평균 143안타 28홈런을 기록한 거포.
최희섭과 어깨를 겨루고 있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훌리오 줄레타(26)도 장난이 아니다. 1m98, 104㎏의 거인으로 최희섭(1m95, 115㎏)보다 큰 그는 이미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30경기에 나가 타율 0.294에 3홈런 12타점의 합격점. 파나마 출신으로 흑인 특유의 순발력을 갖췄다.
돈 베일러 감독의 선발 1루수 기용 횟수에서도 최희섭은 가장 떨어진다. 스테어스가 개막전을 비롯해 3경기, 쿠머와 줄레타가 각각 2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반면 최희섭은 6일 스즈키 이치로와 맞대결을 벌인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유일하게 선발로 나갔다.
시범경기 성적도 스테어스가 8타수 6안타 2타점, 쿠머가 10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홈런 한방으로 3타점을 올린 최희섭을 오히려 능가하고 있다. 결국 최희섭은 ‘산 넘어 산’의 경쟁을 뚫어야 꿈에도 그리는 빅리그의 꿈을 이룰 수 있다.
한편 최희섭은 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대타로 나가 2루타 1개를 추가해 9타수 4안타가 됐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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