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내 축구팬이‘히딩크 홈페이지’(www.bangga.com/hiddink/)를 통해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해달라”며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5)에게 보낸 팬레터다. ‘He think’는 평소 생각하는 축구를 강조해온 히딩크 감독의 이미지에도 딱 들어맞는 것. 이 사이트에는 히딩크 감독의 쾌유를 비는 내용부터 언제까지나 함께하며 한국축구의 ‘업그레이드’를 책임져 달라는 내용까지 공개 팬레터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른쪽 무릎 수술 후 네덜란드 동부 아른헴 근교 두팅햄 자택에서 회복중인 히딩크 감독은 얀 룰푸스 대표팀 기술분석관을 통해 이 사이트를 소개받고 한국의 ‘정’에 흠뻑 취해 있다. 올초 입국 기자회견 때 밝혔듯이 자신의 조국인 네덜란드와 맞부딪치더라도 이기는 게 목표라는 그의 말처럼 축구에 관한 한 ‘한국〓조국’이라는 사실을 팬레터를 통해 새삼 실감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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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하며 대표팀 훈련2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8일 새벽(한국시간) 국제전화로 근황을 알아봤다.
히딩크 감독은 당초 18일 프로축구 슈퍼컵 개막 이전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술 부위에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있는 데다 약물치료가 끝나지 않아 입국시기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수술을 한 암스테르담 AMC병원측 진단으로는 18일까지는 장거리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것.
대신 히딩크 감독은 완벽한 준비를 갖춰 제2기 훈련의 성과를 높인다는 목표 아래 이틀에 한번씩 핌 베르벡 코치와 룰푸스 기술분석관을 자택으로 소집해 한국 선수 정보 분석 및 훈련스케줄, 훈련방법 등에 대한 토론에 여념이 없다. 나머지 시간은 유럽 각국의 축구감독 및 전문가들에게 전화를 걸어 최신 축구 조류 분석에 투자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기술적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룰푸스 기술감독관의 과학적인 분석. 이 때문에 룰푸스 감독관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늘 가동된다.
히딩크 감독은 내달 19일부터 열리는 이집트 4개국대회를 시작으로 6월10일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끝날 때까지의 ‘제2기 훈련’기간에 한국 축구의 모든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이동국(브레멘). 이미 베르벡 코치를 팀에 보내 이동국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한편 연습장면을 녹화한 비디오 분석을 마쳤다. 히딩크 감독은 “이동국의 기량은 유럽에서도 정상급”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집트대회 때부터 그를 대표팀 원톱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던 수비라인 역시 베르벡 코치가 오스트리아에서 뛰고 있는 강철과 최성용의 데뷔전을 직접 관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이에 따라 제2기 대표팀은 김도훈 유상철이 주축을 이루던 공격진은 물론 수비라인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하루빨리 돌아가 만나고 싶다는 내용을 꼭 전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