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육상]루마니아 스자보 6년만의 쓴맛

  • 입력 2001년 3월 11일 22시 56분


‘이럴 수가….’

1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8회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여자 3000m 결승.

대회 4연패를 노리던 ‘실내육상 중장거리의 여왕’ 가브리엘라 스자보(25·루마니아)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허탈감에 빠져버렸다.

지난 6년간 이 종목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데다 지난달 19일 실내육상 세계기록(8분32초88)을 세우는 등 최강을 자임한 그가 ‘무명’이자 ‘노장’인 러시아의 올가 예고로바(29·8분37초48)에게 2.17초 뒤져 은메달에 그친 것. 스자보의 금메달을 의심치 않았던 세계육상 전문가들과 애틀랜틱 파빌리온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놀라긴 마찬가지.

‘깜짝 우승’을 한 예고로바는 “스자보가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알고 그냥 따라가기만 하다가 300m를 남겨두고 스퍼트 했다”고 말했다.

스자보는 “항상 우승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때로는 패배가 큰 교훈이 될 수 있다”며 쓴웃음을 삼켰다.

여자 멀리뛰기에선 전 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르로이 버렐의 여동생 돈 버렐(미국)이 7m03을 기록, 타탸나 코토바(6m98·러시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500m에서는 루이 실바(포르투갈)가 3분51초06으로 우승, 레예스 에스테베스(3분51초24·스페인)와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노아 은게니(3분51초63·케냐)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양종구기자·리스본외신종합>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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