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8회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여자 3000m 결승.
대회 4연패를 노리던 ‘실내육상 중장거리의 여왕’ 가브리엘라 스자보(25·루마니아)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허탈감에 빠져버렸다.
지난 6년간 이 종목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데다 지난달 19일 실내육상 세계기록(8분32초88)을 세우는 등 최강을 자임한 그가 ‘무명’이자 ‘노장’인 러시아의 올가 예고로바(29·8분37초48)에게 2.17초 뒤져 은메달에 그친 것. 스자보의 금메달을 의심치 않았던 세계육상 전문가들과 애틀랜틱 파빌리온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놀라긴 마찬가지.
‘깜짝 우승’을 한 예고로바는 “스자보가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알고 그냥 따라가기만 하다가 300m를 남겨두고 스퍼트 했다”고 말했다.
스자보는 “항상 우승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때로는 패배가 큰 교훈이 될 수 있다”며 쓴웃음을 삼켰다.
여자 멀리뛰기에선 전 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르로이 버렐의 여동생 돈 버렐(미국)이 7m03을 기록, 타탸나 코토바(6m98·러시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500m에서는 루이 실바(포르투갈)가 3분51초06으로 우승, 레예스 에스테베스(3분51초24·스페인)와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노아 은게니(3분51초63·케냐)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양종구기자·리스본외신종합>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