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지면 끝” 악바리 조동현의 투혼

  • 입력 2001년 3월 13일 09시 39분


“이대로 끝낼 수는 없잖아요.”

신세기 빅스의 ‘쌍둥이 동생’ 조동현은 이번 플레이오프가 첫 경험.

신인이던 지난 시즌 신세기의 성적은 최하위로 포스트시즌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우승까지 맛본 형 상현(SK)을 늘 부러워했다. 게다가 10일 SBS와의 1차전에서 팀이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조동현은 더 힘을 냈다. 12일 열린 SBS와의 2차전 2쿼터 종료 3.6초 전. 에노사로부터 볼을 건네 받은 조동현은 코트를 질주해 종료 버저와 동시에 레이업슛을 터뜨렸다. 농구 코트 사이드 라인의 길이는 28m. 조동현은 마치 단거리 스프린터라도 된 듯 입에 단내가 나도록 달려 득점을 올렸다. 그 덕분에 신세기는 SBS를 5점차로 쫓으며 전반을 끝내 3쿼터에 추격의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

팀에 순둥이가 많아 늘 불만인 신세기 유재학 감독. 하지만 투지만만한 조동현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 말대로 이날 조동현은 때론 거친 수비를 마다하지 않았고 과감하게 골밑을 돌파하며 레이업슛을 꽂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리 뒹굴고 저리 넘어져 온 몸이 시퍼런 멍투성이로 변했을 정도.

조동현은 “지면 탈락이라는 생각에 몸이 부서져라 뛰었다”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코트를 떠났다.

<부천〓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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