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시카고 컵스

  • 입력 2001년 3월 13일 14시 01분


1. 스토브리그 정리

시카고 컵스는 이번 스토브리그 동안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많은 선수들을 영입,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나이진 전력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컵스가 스토브리그 시작과 동시에 가장 먼저 한 일은 팀의 3루 포지션을 보강한 것. 지난 시즌 내내 골치를 썩였던 3루자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빌 밀러를 데려왔다. 오클랜드에서 좌타자 맷 스테어스를 트레이드 해왔고 자유계약시장에서 토드 헌들리, 론 쿠머 등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들의 영입에 성공하며 중심타선의 중량감을 높일 수 있었다.

컵스는 투수력 보강에도 신경을 썼다. 자유계약시장에서 유용한 선발투수감인 훌리안 타바레즈, 제이슨 버레이를 데려왔고 베테랑인 제프 파세로를 영입해 불펜진을 보강했다. 그리고 은퇴한 주전 마무리 투수 릭 아길레라의 빈자리를 위해 탐 고든을 데려왔다.

이렇듯 컵스는 나름대로 알찬 전력보강을 했지만 가장 큰 목표였던 마이크 햄튼을 데려오는데 실패했고 지난 시즌 내내 팀의 골치거리였던 마무리투수 자리에 재기가 불확실한 고든을 영입한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팀내 텃주대감인 마크 그레이스와 주전 3루수였던 세인 앤드류스는 각각 애리조나,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지만 그레이스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부터 재계약이 부정적이었고 앤드류스는 부상으로 지난시즌 별다른 활약을 못 보여주어 팀 전력에 큰 마이너스 요인은 되지 않는다.

2. 예상 라인업

에릭 영 (2루수)

리키 구티에레즈 (유격수)

론델 화이트 (좌익수)

새미 소사 (우익수)

토드 헌들리 (포수)

맷 스테어스/론 쿠머 (1루수)

코리 패터슨 (중견수)

빌 밀러 (3루수)

선발 투수

존 리버

캐리 우드

캐빈 타파니

훌리안 타바레즈

제이슨 버레이/루벤 퀘베도

마무리 투수 - 탐 고든

3. 시카고 컵스의 장점 - 향상된 중심타선

론델 화이트 - 새미 소사 - 토드 헌들리. 중심타선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되었다. 새미 소사 혼자 고분분투 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화이트와 헌드리가 가세한 올시즌 컵스의 중심타선은 한층 더 중량감이 실린 위력적인 라인업이다.

지난 시즌 몬트리올에서 이적한 화이트는 건강을 유지한다면 3할 타율과 30홈런, 100타점에 가까운 기록을 작성할 충분한 능력을 지녔다. 화이트는 이미 지난시즌 컵스 유니폼을 입고 19경기에 출장한 상태여서 팀분위기에 충분히 적응되어 있다는 점도 올시즌 그의 활약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헌들리 역시 전성기 시절보다는 떨어지지만 한시즌에 30홈런과 세자리수의 이상의 타점은 충분히 작성할 파워를 지니고 있다. 더구나 스위치 타자인 헌들리는 좌타석에서 더욱 더 위력적인 파워를 선보여 우타자인 화이트, 소사와 함께 중심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추어줄 수 있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다.

컵스 입장에서는 화이트와 헌들리가 제 몫을 해준다면 그동안 소사 혼자에게 집중되었던 견제가 분산되면서 소사의 기록향상과 함께 중심타선의 위력이 더욱 더 좋아지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심타선이 향상되면서 팀타선 전체의 짜임새도 함께 좋아졌다.

1, 2번 타자들인 에릭 영과 리키 구티에레즈는 이미 지난 시즌의 활약을 통해 수준급의 찬스메이킹 능력을 지니고 있음이 검증되었고 빌 밀러, 론 쿠머나 맷 스테어스 그리고 팀내 최고 유망주인 코리 패터슨이 버티고 있는 하위타선도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진 타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4. 약점 - 마무리투수

지난시즌 컵스의 마무리투수는 릭 아길레라. 아길레라는 29세이브를 거뒀지만 5점대에 육박하는 그의 방어율은 마무리투수로서 낙제점이었다. 그런 아길레라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올시즌 마무리투수는 누구에게 맡겨야 하나? 여기서 컵스의 고민이 시작된다.

올시즌 컵스가 마무리 투수로 낙점한 선수는 보스턴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탐 고든이다. 98시즌 46세이브를 올리며 최고 마무리투수로 평가받은 고든이었지만 99시즌 11세이브로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난시즌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단 1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비록 고든이 토미 존 수술 후 재활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쳐 올시즌에는 마운드에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미 지난 몇년간 마무리 투수로서 생명이 끝나다시피 한 고든에게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일 듯 보인다.

컵스로서는 고든이 마무리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카일 판스워스로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데 판스워스가 팀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동안 마무리투수로서 경력이 전혀 없는 점 등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마무리투수 뿐만이 아니라 선발진도 미덥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유계약 선수들인 제이슨 버레이, 제프 파세로, 훌리안 타라베즈 등을 영입했지만 이들은 컵스 마운드의 무게를 높여줄 대어급들은 아니다. 결국 존 리버, 캐빈 타파니, 캐리 우드 등 기존의 선발진을 축으로 로테이션을 운영해야 하는데 리버 외에는 에이스 역할을 해 줄 확실한 투수가 없다는 약점이 노출된다.

캐빈 타파니는 해가 갈수록 하향세를 걷고 있으며 99시즌 혜성처럼 등장했던 우드는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쳐 올시즌 그의 투구에 따라 컵스 마운드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5. Key Player - 토드 헌들리

지난 시즌 헌들리는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적어도 공격력 부분에서는 과거의 파워를 거의 회복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2000시즌 성적 - 타율 0.284, 24홈런, 70타점, 장타율 0.579

헌들리의 기록 중 돋보이는 부분은 그의 홈런 숫자이다. 헌들리는 24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지난 시즌 그의 출장 경기수(90경기)와 타수(299타수)를 고려하면 24개의 홈런은 헌들리의 파워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게다가 헌들리의 이러한 기록은 시즌 중반 손가락 부상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 주전이 아닌 플래톤 시스템 하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점 등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 나온 것으로 만약 헌들리가 주전 자리를 확보하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며 전성기였던 96시즌(42홈런) 못지 않는 홈런 숫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정은 가정일 뿐이다. 헌들리가 이러한 가정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약점인 수비불안을 극복해야 한다.

컵스는 헌들리를 팀의 주전 포수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헌들리의 수비능력은 한마디로 최악의 수준이다. 지난시즌 헌들리는 13개의 에러를 범하며 내셔널리그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에러를 범했는데 헌들리가 포수로서 출장한 경기수는 84경기에 불과했다.

최저 수준의 수비력과 함께 20%에 불과한 도루 저지율,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투수리드 등 그에게 선뜻 주전포수 자리를 맡기는 것을 망설이게 하고 있는 요소들은 곳곳에 존재해 헌들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헌들리는 컵스와 4년 계약을 맺었다. 즉 컵스는 헌들리를 위해 4년이라는 시간과 2,350만불에 달하는 만만치않는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컵스가 헌들리에게 이러한 투자를 한 것은 헌들리의 공격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컵스 입장에서는 헌들리가 최소한 130경기 이상 출장해서 주전포수로의 능력과 자신의 장기인 뛰어난 장타력을 선보이며 소사와 함께 팀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6. 2001시즌 예상

투타 양면에서 전반적으로 전력의 상승은 이루었지만 그렇다고 시카고 컵스가 지구우승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만큼 대단한 발전을 이룬 것은 아니다.

토드 헌들리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의 영입도 없었고 선발진도 안정감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마무리 투수쪽은 팀의 취약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최하위를 차지했던 것보다는 최소한 나은 성적이 기대된다.

오히려 컵스 입장에서는 팀성적에 대한 기대치보다 새미 소사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올시즌이 계약 마지막해인 소사에 대해 컵스는 그동안 연장계약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와 시즌 도중 타팀으로의 트레이드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하며 팀전력을 보강했지만 시즌 중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컵스는 소사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유망주들을 받아들이며 리빌딩에 들어갈 가능성도 매우 높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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