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클리블랜드

  • 입력 2001년 3월 13일 14시 03분


1. 스토브리그 정리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스토브리그였다. 클리블랜드는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매니 라미레즈를 필사적으로 붙잡으려 했지만 결국 라미레즈는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보스턴을 선택하고 말았다.

라미레즈의 공백이 팀타선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클리블랜드는 곧바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베테랑 엘리스 벅스를 영입한데 이어 스토브리그 막바지에는 라미레즈에 버금가는 타점생산 능력을 갖춘 후안 곤잘레스마저 영입하는데 성공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클리블랜드가 거둔 또다른 성과를 꼽으라면 신시내티로부터 에디 터벤시를 트레이드 해온 것. 지난시즌 잔부상에 시달리는 샌디 알로마 주니어로 인해 포수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클리블랜드이기에 수준급의 공격력을 갖춘 터벤시의 가세는 주전포수 확보와 함께 팀의 하위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라미레즈의 이외에도 팀내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몇몇 선수들도 타팀으로 이적했다. 터벤시의 가세로 인해 주전자리를 빼앗긴 샌디 알로마 주니어는 지구 라이벌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고 데이빗 세귀는 볼티모어, 제이슨 버레이는 시카고 컵스에 각각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2. 예상 라인업

캐니 로프턴 (중견수)

오마 비즈켈 (유격수)

로베르토 알로마 (2루수)

후안 곤잘레스 (우익수)

짐 토미 (1루수)

트레비스 프라이맨 (3루수)

엘리스 벅스/러셀 브런얀 (지명타자)

에디 터벤시/에나르 디아즈 (포수)

윌 코데로/제이콥 크루즈 (좌익수)

선발 투수

바톨로 콜론

척 핀리

데이브 버바

찰스 내기

스티브 우다드/자렛 라이트

마무리 투수 - 밥 위크맨

3. 클리블랜드의 강점 - 막강한 타선

매니 라미레즈가 떠났지만 후안 곤잘레스가 가세했다. 곤잘레스가 지난시즌의 부진을 딛고 과거의 타점양산 능력을 선보인다면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막강한 타선을 자랑한다.

팀타선의 최대 강점은 역시 캐니 로프턴, 오마 비즈켈, 로베르토 알로마로 이어지는 1, 2, 3번 타순. 세사람은 지난시즌에 기량이 정점에 올라갔던 99시즌에 비해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남겼지만 여전히 3할대의 타율, 4할대의 출루율과 세자리 수 이상의 득점을 보장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찬스메이커들이다.

더구나 이들은 한시즌에 3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할만큼 빠른 스피드까지 보유하고 있어 이 세명을 연이어 상대해야한다는 것이 상대투수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시즌에도 팀타선의 선봉이자 득점의 시발점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곤잘레스, 짐 토미, 트레비스 프라이맨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변함없는 파괴력을 자랑한다. 곤잘레스가 지난시즌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었지만 제이콥스 필드에서 유난히 강점을 보인 곤잘레스이기에 지난 시즌 코메리카 파크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짐 토미는 매년 30홈런과 100타점 이상은 보장하는 좌타자이고 지난시즌 캐리어 최고의 기록을 작성하며 완벽하게 재기한 프라이맨도 중심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여 클리블랜드는 라미레즈나 리치 색슨, 데이빗 저스티스 등이 중심을 이루었던 과거에 비해 전혀 뒤지지않는 중심타선을 다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하위타선도 지난시즌보다 좋아졌다. 수준급의 파워를 가진 포수 에디 터벤시와 베테랑 엘리스 벅스의 가세는 하위타선의 중량감을 높여줬고 유망주인 러셀 브런얀이 색슨 못지 않는 파워히터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4. 약점 - 제 4, 5 선발

클리블랜드의 1, 2, 3선발은 바톨로 콜론, 척 핀리, 데이브 버바. 이 세사람은 지난 시즌 47승을 합작하며 메이저리그 어느 팀보다 많은 승수를 올렸고 올시즌에도 팀선발진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4, 5선발은? 여전히 팀의 취약한 부분이다. 지난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이부분이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2001시즌을 맞이해야 한다는 점이 찰리 매뉴얼 감독의 마음을 편치 못하게 한다.

올시즌 팀의 4, 5선발의 유력한 후보로는 찰스 내기와 스티브 우다드, 자렛 라이트이다. 내기는 98시즌까지 팀의 에이스였고 우다드는 지난시즌 밀워키의 개막전 선발투수였다. 그리고 라이트는 불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며 클리블랜드의 차세대 에이스로 촉망받는 유망주이다.

이들의 이름만 놓고 본다면 결코 4, 5선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한 근거가 없지만 올시즌 이들에 대한 전망은 명성이나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존재한다. 내기는 수술후유증에 시달리며 올시즌 활약에 대해 큰 의구심을 심어주고 있으며 핀포인트 컨트롤로 불리울만큼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하는 우다드나 시속 100마일에 가까운 강속구를 던지는 라이트는 예전에보다 떨어지는 구위를 보여주고 있어 신뢰감이 떨어진 상태이다.

클리블랜드는 이 세명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하다면 셋업맨인 스티브 카세이나 루키들인 팀 드류, C. C. 사바디아에게 4, 5선발 자리를 맡겨야 한다. 카세이가 과거 선발로 활약한 경험이 있고 드류나 사비디아는 팀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유망주 투수들이기는 하지만 올시즌 지구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검증이 안된 투수들의 가세는 결코 환영받는 일이 되지 못할 것이다.

5. Key Player - 후안 곤잘레스

곤잘레스는 텍사스시절인 97시즌부터 99시즌까지 매년 42홈런, 139타점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에서의 1년은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물론 곤잘레스를 괴롭힌 등부상이나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력 부족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기는 했지만 과거 '타점 머신'으로 불리우며 화려함을 자랑하던 그의 명성에 오점을 남긴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덕분에 지난시즌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곤잘레스의 몸값은 불과 1년만에 보통 수준으로 추락했고 몸값추락보다 더 곤잘레스를 쓰라리게 한 것은 그에 대한 평가절하와 메이저리그 팀들의 무관심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은 곤잘레스에게 부활의 해가 될 것이다.

우선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의 후유증에서도 벗어났고 새로운 팀과 구장에 대해 만족함을 표시할만큼 심리적인 면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광활한 코메리카 파크와는 달리 타자들에게 친숙한 제이콥스 필드는 곤잘레스의 능력을 되찾아줄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다. 더구나 곤잘레스 앞에는 뛰어난 찬스메이킹 능력을 지닌 로프턴과 비즈켈, 알로마가 버티고 있다.

이와같은 조건이라면 곤잘레스가 지난시즌의 부진에서 벗어나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클리블랜드가 곤잘레스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의 타점 생산 능력이다. 다시 말해 라미레즈의 역할을 곤잘레스가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곤잘레스가 과거의 파워를 회복한다면 라미레즈가 과거 클리블랜드에서 보여줬던 역할 이상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음과 동시에 추락했던 자신의 몸값을 다시 한번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6. 2001시즌 예상

클리블랜드의 올시즌 목표는 지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뺏겼던 디비전 우승 타이틀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우선 팀전력이 과거처럼 독보적이지 못하다. 곤잘레스의 가세로 라미레즈의 공백은 어느정도 메꾸어졌지만 투수력은 여전히 불안하다. 4, 5선발 투수 문제가 지난시즌처럼 팀의 아킬레스 건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많고 마무리 투수 밥 위크맨도 미덥지 못하다.

지난 시즌 지나친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팜이 부실해진 것도 악재로 작용한다. 팜의 부실은 클리블랜드가 승부처에서 취약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트레이드의 가능성을 그만큼 낮추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구 사정도 클리블랜드에게 유리하지 못하다. 지난시즌 우승팀 시카고는 토론토로부터 데이빗 웰스를 받아들이며 투수력이 강화되었고 전체적인 전력이 클리블랜드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또한 유망주들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캔자스시티의 전력도 만만치 않으며 디트로이트나 미네소타도 지난시즌보다는 향상된 전력이어서 승수 쌓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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