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샌안토니오에는 앞서 언급했 듯 션 앨리엇이라는 확실한 외곽슈터가 있었기 때문.
내·외곽이 조화를 이룬 샌안토니오는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어느덧 NBA 2000~2001 정규시즌도 종반.
샌안토니오는 2년전 영광재현을 목표로 착실하게 승수를 늘려가며 플레이오프에 대비하고 있다. '트윈타워'의 위력은 변함없다.다만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복귀한 션 앨리엇의 팀공헌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바로 데릭 앤더슨(26)이라는 '복덩이'가 2년전 앨리엇보다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196cm의 슈팅 가드 앤더슨은 이번시즌 샌안토니오에 합류했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피닉스 선스로 떠나간 마리오 앨리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 앤더슨은 부쩍 향상된 3점슛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탄력있는 골밑 돌파로 경기당 평균 15.5점(팀전체 득점의 16%를)을 책임지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던컨(21.4점)에 이어 팀내 득점 2위. '트윈타워'가 전체 득점의 36%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앤더슨이 샌안토니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 인지 알 수 있다. 앤더슨은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3.5개)와 스틸(1.4개)분문에서도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3월5일~11일·현지시간) 우승을 다툴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앤더슨의 활약은 다시한번 정상정복을 꿈꾸는 샌안토니오가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지난주 여정은 험난했다. 밴쿠버 그리즐리스와 시애틀 수퍼소닉스전에 이어 '올스타 군단'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디펜딩 챔피언 LA레이커스를 차례로 만난 것.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고전하리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4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앤더슨. 앤더슨은 이기간동안 자신의 시즌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22.8점, 6.3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특히 지난 8일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선 7개의 3점슛을 던져 그중 5개를 성공시키는 등 절정의 슛감각을 자랑하며 29점, 6리바운드,4스틸,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93-79 승리의 주역이 됐다. 다음날 레이커스전에서도 21점, 8리바운드를 잡아내는 기복없는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12일 발표된 주간 MVP에 앤더슨이 선정된 건 어쩌면 당연했다.
지난 96년 켄터키대가 NCAA챔피언에 오를때 핵심멤버로 활약한 앤더슨은 97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3번으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단신의 단점을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커버하며 루키시즌부터 눈에띄는 플레이를 펼쳐 일찌감치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다.
99~200시즌 LA클리퍼스에 새 둥지를 튼 앤더슨은 벤치생활을 청산하고 주전자리를 확보, 데뷔 2시즌동안 11점대에 머물던 평균득점을 17점 정도로 향상시키는 발전을 이룩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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