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골프공 맞아 실명 골프장에 더 큰 책임＂

골프장에서는 공을 치기 전에 먼저 사방을 꼼꼼히 잘 살펴봐야 하는 게 기본이다. 기분 내키는 대로 성급하게 클럽을 휘둘렀다가 공으로 다른 사람이라도 맞히기라도 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

공에 눈을 맞아 한쪽 시력을 잃은 미국의 한 주말골퍼가 120만달러(약 14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고등학교에서 생활상담 카운슬러로 일하는 테리 딥(47)이라는 여성은 3년 전 로체스터의 엘크스로지골프클럽에서 어머니와 라운딩을 하던 중 날아온 공에 맞는 봉변을 당했다. 8번홀 그린에서 퍼팅을 하려는 순간 바로 옆에 있던 1번홀 페어웨이에서 남자 골퍼가 날린 공이 훅이 나면서 그녀의 눈을 맞힌 것.

졸지에 한쪽 눈이 실명된 딥은 곧바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골프장은 안전사고에 대비할 의무에 소홀했고 코스 설계를 잘못한 책임도 있으며 그녀를 맞힌 골퍼 역시 부주의했다는 게 변호사 측의 주장.

3년 간의 지루한 법정 싸움 끝에 법원은 13일 골프장에게 92만5000달러, 공을 날린 골퍼에게 27만5000달러를 각각 딥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