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이 이번 스토브리그 때 보인 가장 큰 움직임은 디트로이트와의 3대 3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으로 미치 멜로스키, 로저 세데뇨, 크리스 홀트를 디트로이트로 보내고 대신 브레드 어스무스, 덕 브로카일, 넬슨 크루즈를 받아들였다.
이번 트레이드의 목적은 수비형 포수 영입과 함께 불펜진을 강화시키는 것. 지난시즌 루키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멜로스키의 이적은 아쉽지만 휴스턴 입장에서는 신인급 투수가 많은 팀내 선발진을 리드하는데는 공격형 포수인 멜로스키 보다는 안정된 수비력을 지니고 있는 어스무스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으로 이번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세데뇨는 팀내의 풍부한 외야진으로 인해 설자리가 없어졌고 베테랑 선발투수 크리스 홀트의 이적은 팀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대신 디트로이트로부터 수준급 셋업맨들인 브로카일과 넬슨 크루즈를 받아들여 팀의 약점인 불펜진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휴스턴은 자유계약 시장에서 유틸리티맨인 호세 비스카이노를 영입해 내야의 든든한 백업요원을 확보했고 베테랑 투수들인 켄트 보텐필드와 마이크 잭슨도 데려와 투수진을 보강했다. 특히 잭슨의 영입은 주전마무리 투수인 빌리 와그너의 재기가 확실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올시즌 팀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전 3루수였던 캔 캐미니티가 텍사스로 이적했지만 캐미니티가 지난시즌 부상으로 팀에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큰 전력의 손실은 아니었다.
2. 예상 라인업
크레익 비지오 (2루수)
훌리오 루고 (유격수)
제프 베그웰 (1루수)
모이제스 알루 (우익수)
리차드 이달고 (중익수)
랜스 버크만 (좌익수)
크리스 트루비 (3루수)
브레드 어스무스 (포수)
[선발투수]
스캇 엘라튼
호세 리마
세인 레이놀즈
옥타비오 도텔
캔트 보텐필드/웨이드 밀러
마무리 투수 - 빌리 와그너/마이크 잭슨
3. 휴스턴의 강점 - 막강한 장타력
지난시즌 팀홈런 1위를 차지한 팀답게 타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막강한 장타력이다. 더구나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엔론필드의 잇점까지 감안하면 휴스턴의 타선을 메이저리그 최고의 대포군단이라고 말해도 큰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팀타선의 축은 제프 베그웰, 모이제스 알루, 리차드 이달고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팀타선의 간판 베그웰은 올시즌 엔론필드를 앞세워 50홈런과 함께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할만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베그웰은 지난시즌 엔론필드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시즌 기록한 47개의 홈런은 캐리어 최고의 기록으로 베그웰이 이러한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도 엔론필드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애스트로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지난 99시즌에는 홈구장에서 전체 홈런수(42개)의 1/3에도 못미치는 홈런수(12개)를 기록한 베그웰이지만 지난시즌에는 엔론필드에서 전체 홈런수의 절반이 넘는 28개를 기록했다.
모이제스 알루도 지난시즌보다 나은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시즌 126경기에 출장하고도 30홈런을 기록했던 알루이기에 올시즌 출장경기 수가 늘어난다면 더 많은 수치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팀의 중심타자로까지 성장한 리차드 이달고, 차세대 올스타감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랜스 버크만, 올시즌 팀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할 크리스 트루비, 파워가 돋보이는 좌타자 데릴 워드까지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휴스턴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크레익 비지오와 훌리오 루고가 나설 1, 2번 타순도 지난시즌보다 나은 활약이 기대된다. 무릅 부상에서 돌아온 비지오는 지난시즌의 부진을 딛고 과거의 화려했던 기량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며 루키시즌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확보한 루고 역시 2번 타순에서 보다 향상된 기량을 선보일 것이다.
4. 약점 - 투수력
사실 휴스턴의 투수력은 그렇게 약한 편이 아니다. 물론 여기에는 빌리 와그너, 세인 레이놀즈가 각각 팔꿈치와 무릅 수술에서 회복되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호세 리마가 지난시즌의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 예전의 기량을 선보인다는 전제 조건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리마와 레이놀즈가 예전의 기량을 회복해준다면 휴스턴은 팀의 에이스로 부쩍 커버린 스캇 엘라튼과 함께 이상적인 1, 2, 3번 선발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그리고 와그너가 99시즌같이 확실한 뒷문단속을 해준다면 마무리 부재라는 근심을 덜어냄과 동시에 옥타비오 도텔을 선발투수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전체적인 투수진이 한결 안정감을 보일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휴스턴이 2001시즌 투수진 운영에 대해 예상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예상이 빗나가 버린다면 휴스턴으로서는 지난시즌의 악몽(팀방어율 리그 최하위)이 되풀이 될수 밖에 없다.
리마가 여전히 홈런 공장장의 불명예를 떠앉거나 레이놀즈가 과거의 매덕스 못지 않는 컨트롤을 잃어버리면 휴스턴으로서는 이적생인 보텐필드와 토니 맥라이트, 웨이드 밀러 같이 루키급에 불과한 투수들을 중심으로 선발진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또한 와그너가 팔꿈치에 부담을 느껴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지 못한다면 마이크 잭슨이나 옥타비오 도텔에게 마무리투수 자리를 맡겨야 하는데 전성기가 지나버린 잭슨이나 이미 지난시즌 마무리투수로서 실패를 경험한 도텔에게 큰 기대를 하기는 무리일 듯 보인다.
5. Key Player - 호세 리마
아무리 홈구장이 엔론필드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리마가 이처럼 부진한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물론 피홈런 숫자나 방어율 부분은 증가할 것이 예상됐지만 대신 타선의 지원도 늘어나는만큼 승수에서는 어느정도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사실 리마는 99시즌 20승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그해의 성적은 과대평가되었다는 사실이 없지 않아 있었다. 투수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애스트로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2년 연속 30개 이상(98시즌 34개, 99시즌 30개)의 피홈런을 허용할만큼 리마의 구질이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이 이러한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됐다.
리마는 널리 알려진대로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이다. 지난시즌 그라운드볼/플라이볼 비율이 0.92(265/288)에 불과할만큼 플라이볼이 많았고 21승을 거둔 99시즌에는 1.33으로 좀 더 좋은 수치였지만 결코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렇듯 평범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 리마에게 엔론필드의 짧은 펜스거리를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고 리마의 성적추락을 부채질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리마는 지난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투구 내용이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리마가 애스트로돔의 환상에서 벗어나 서시히 엔론필드의 현실에 적응을 해 간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올시즌 리마에게 새로운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만든다.
휴스턴은 리마에게 팀의 2선발이나 3선발 자리를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스캇 엘라튼이 지난시즌 맹활약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보이고 있어 리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더구나 베테랑 세인 레이놀즈도 무릎 수술 때문에 5월달 이후에나 출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시즌초반 리마에 대한 의존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6. 2001시즌 예상
올시즌 휴스턴은 특별한 전력보강이 없었다. 타력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상대적으로 투수력에서 허술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같은 지구내에 경쟁 상대가 많다는 점도 휴스턴에게는 부담이다. 지난시즌 우승팀 세인트루이스는 투타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객관적인 전력에서 휴스턴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고 신시내티는 베테랑들의 이적으로 지난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상대이다.
여기에 전력을 보강한 시카고 컵스나 새롭게 홈구장을 개장한 밀워키와 피츠버그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들이어서 2년만에 정상의 자리에 복귀하려는 휴스턴에게 많은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휴스턴으로서는 호세 리마, 빌리 와그너, 세인 레이놀즈 등 지난시즌 부진을 보였던 3명의 투수들이 올시즌 어떤 활약을 펼쳐주느냐에 따라 팀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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