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은 16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올림픽 오발피날레국제대회 남자 1500m에서 야코 얀 리우완흐(네덜란드)가 보유한 세계기록을 0.36초 앞당긴 1분45초20에 결승선을 통과, 이마이 유스케(일본·1분45초49)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기록은 자신이 보유한 종전 한국기록을 1초85 앞당긴 호기록.
이규혁은 97년 11월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컵 시리즈 1000m에서 이틀 연속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적이 있으나 1500m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우승은 내년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 가능성을 높여줬다는 점에서 빙상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특히 이규혁은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컵 시리즈 500m와 1000m에서 연거푸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빙상가족 출신으로도 잘 알려진 이규혁은 배기태와 김윤만의 뒤를 이을 차세대 간판스타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유망주. 97년 세계선수권대회 500m 우승으로 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경험부족으로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한동안 올림픽 후유증으로 부진했으나 지난해부터 왕년의 빙상스타 제갈성렬씨의 지도를 받으면서 약점이던 후반 체력저하를 보강하는 등 기량이 급상승했다. 그는 원래 500m와 1000m가 주종목인 단거리 전공.
하지만 최근 1000m 기록이 세계기록에 접근하면서 1500m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겸해 왔었다.
현재 500m 세계기록보유자 시미즈 히로야스(일본)와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이 월드컵 시리즈 우승을 나눠가지며 여전히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최근 이규혁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노려볼 만하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