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고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줄곧 한솥밥을 먹었다. 99년 프로에 뛰어들면서 이들은 처음으로 서로 다른 유니폼으로 입고 두 시즌째 뛰고 있다.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맞붙어 챔피언결정전을 향해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특히 강혁은 김성철의 마크맨으로 나서 우정은 잠시 접어둔 채 때론 파울도 해가며 거칠게 수비했다. 경기 도중 다른 선수와 부딪쳐 쓰러졌을 때는 팀을 떠나 먼저 달려가 일으켜 세우며 남다른 우정을 보이기도 했다.
23일 4차전에서도 이들은 후회 없는 대결을 벌였다. 20점차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중앙에 모여 기쁨을 만끽했다. 강혁은 팀 동료를 뒤로 한 채 SBS 벤치로 걸어가 고개를 숙인 김성철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반갑게 포옹을 했다.
언제 싸웠느냐는 듯 다시 활짝 웃는 이들의 얼굴에는 승자나 패자가 없었다.
<안양〓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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