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이경수가 무서워"

  • 입력 2001년 3월 25일 18시 34분


“이거 원, 얼른 1년이 지나가야지….”

24일 끝난 2001삼성화재컵 대학배구연맹전 1차대회도중 한양대 이경수를 지켜보던 한 대학감독의 볼멘소리다. 이것은 한양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팀 감독들의 한결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양대와 맞붙은 대학감독들은 이경수의 스파이크를 막는 데에는 거의 손을 놓아버렸다. 대신 이경수를 제외한 한양대 다른 선수들의 공격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노련미까지 갖춘 이경수는 이제 상대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틀어치는 것은 물론 수비수들의 위치를 보고 연타와 페인트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오죽하면 성균관대 센터 고희진이 준결승에서 경기도중 네트를 보고 마주 서있던 이경수에게 “형, 속이지 말고 똑바로 쳐서 우리 블로킹을 뚫어봐”라고 애교섞인 하소연(?)을 할 정도.

다른 대학 감독들이 이경수가 졸업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다.

물론 24일 결승에서 인하대는 이경수의 컨디션이 갑자기 극도로 나빠진 허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예상을 깨고 3―0의 완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 같은 일을 매번 기대할 수는 없는 일.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이경수는 ‘키가 커진 삼성화재 신진식’이라고 보면 된다”고 일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만큼 이경수를 바라보는 한양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 감독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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