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부천 포항 대전 등 4개 구장에 총 9만5795명의 팬들이 몰린 가운데 25일 막이 오른 2001프로축구 아디다스컵 조별리그에서도 거스 히딩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박항서코치, 통역 전진한씨와 함께 광양을 찾은 히딩크 감독은 자신을 환영하는 ‘히딩크 감독 광양방문 환영’ 플래카드를 보며 자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광양경기를 관전하며 숨은 재목을 찾기 위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메모했다. 올 초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의 화두는 단연 ‘4―4―2’ 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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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4경기에 참가한 8팀 중 7팀이 4―4―2 포메이션으로 상대를 맞아 ‘히딩크 효과’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프로 10개 팀 중 안양 LG와 부산 아이콘스만 5―3―2를 고수하고 있는 형국.
4―4―2바람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시작되다가 올 스리백의 5―3―2를 쓰던 울산 현대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의 패스워크가 필수적인 ‘기술축구’가 국내 프로그라운드의 주류를 형성하게 된 것.
4―4―2와 5―3―2의 대결이 된 포항경기에선 포항이 자심의 결승골로 안양을 1―0으로 제압했다. 포항의 고정운은 부상으로 99년 9월18일 안양전 이후 1년7개월 만에 복귀했지만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닌 듯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후반 초반 벤치로 물러났다. J리그에서 3년8개월 만에 복귀한 하석주는 공수에서 팀 승리를 거들었다.
올 시즌 개막 첫 골은 대전 시티즌의 공오균이 날렸다. 공오균은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0분(3시35분) 김은중의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 광양경기 전반 37분 골을 터뜨린 전남 드래곤즈의 노상래(3시39분)에 4분 앞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이렇다할 전력보강이 눈에 띄지 않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대전은 전반 35분 이관우가 쐐기골을 뽑아 울산을 2―0으로 제압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옛 스승과 제자’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이태호 대전 감독과 김정남 울산 감독의 싸움은 제자 이태호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광양경기에선 전남이 2골을 뽑아낸 ‘캐넌슈터’ 노상래의 활약에 힘입어 연고지 문제로 뒤숭숭한 분위기에 빠져 있는 성남 일화에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