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고사를 치르고 있는데 미리 기말고사 공부를 하는 학생이 있을까. 그런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달랐다.
27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끝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전날 9홀을 마친 뒤 비 때문에 잔여 라운드가 하루 순연된 이날 우즈는 티오프 1시간 전에 쇼트 게임 연습에 전념했다. 경기를 못 끝낸 22명 프로 중 21명은 연습장에서 몸을 푸는 가운데 그는 홀로 떨어져 나와 외딴 지역의 치핑 그린에서 열심히 클럽을 휘둘렀다. 스윙코치 부치 하먼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양한 거리의 쇼트 게임 상황을 설정하고 여러가지 샷을 구사했다. 하지만 정작 우즈는 마지막 9홀을 도는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한 내용을 거의 써먹지 않고도 우승했다.
‘시험 범위’를 잘못 알고 대비했을까. 우즈의 머릿속에는 4월5일 개막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대한 생각을 꽉 차 있었다. 마스터스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대회를 뛰고 있는데도 그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것. 우승상금만도 100만달러가 넘는 ‘제5의 메이저’라는 이번 대회보다도 마스터스에 대한 의욕을 더 보인 셈. ‘천재’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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