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잡초 농구'의 성공시대

  • 입력 2001년 4월 7일 00시 04분


프로농구가 삼성 썬더스의 우승으로 6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최고의 화제를 꼽으라면 단연 ‘LG 세이커스 김태환감독(51)의 성공 스토리’일 것이다.

김감독은 농구계의 철저한 ‘야인’. 유독 대졸 출신들이 판치는 농구판에서 유일한 고졸 출신 감독인데다 프로와의 인연도 올해가 처음. 하지만 ‘잡초 농구’란 표현대로 김감독은 중위권으로 평가되던 팀을 ‘공격의 화신’으로 탈바꿈시키며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다.

농구팬들은 당연히 김감독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열광했다. 최근 모 방송사가 그를 ‘성공시대’라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이날 삼성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친 뒤에도 김감독은 “지금까지의 감독인생 중 이렇게 장기레이스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쉽다”며 “내년 시즌 청사진을 이미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타고난 승부사.

비록 패장이지만 많은 팬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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