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인터넷]이영표-최태욱 "노트북으로 팬들과 대화"

  • 입력 2001년 4월 15일 22시 11분


지방과 해외 원정이 잦은 젊은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요즘 노트북 PC가 새로운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디를 가든 네티즌 팬과의 교류를 이어주는 도구로, 또 스스로를 다잡는 ‘도구’로 노트북 PC를 활용하기 때문.

프로축구 안양 LG의 ‘신세대 간판 스타’인 이영표(24)와 최태욱(20)도 노트북 PC를 ‘끼고 사는’ 선수들이다.

경기 구리 숙소를 찾아간 12일 오전. 전날 밤 포항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러 피곤했을 법도 한데, 룸메이트인 이영표와 최태욱은 나란히 붙은 침대 위에 각자 노트북 PC를 꺼내 들고 앉아 있었다.

이영표는 “인터넷으로 신문 기사를 찾아 보던 중”이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대학 4학년때인 99년10월에 노트북 PC를 샀어요. 학생 신분으로 정말 큰 맘을 먹었죠. 그 후에는 시드니 올림픽에도 들고 갈 정도로 애장품이 됐어요.”

이영표가 노트북 PC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신문 기사 검색. 자신의 플레이를 평가해놓은 기사를 읽는 것도 프로 선수로서 빼놓지 않아야할 일이다. 틈나는 대로 팬 페이지를 방문해 게시판에 올라온 팬의 글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영표는 또 어디를 가든 PC에 자신의 훈련 일지를 적어가며 그날 그날의 컨디션을 점검하기도 한다.

나이가 어린 최태욱은 더 적극적으로 네티즌과 만난다. 매주 일요일 저녁, 팬과의 ‘정팅’을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 최태욱은 “예전에는 팬들이 보내오는 메일에 일일이 답장을 할 수 있었는데, 점점 메일 수가 늘어나는 바람에 이제 읽는 것만도 벅찬 지경이 됐다”며 ‘인기 상승’을 은근히 즐거워했다.

인터넷 메일 얘기가 나오자 이영표가 한 마디를 거들었다.

“한번은 제 메일 계정이 해킹당한 적이 있었어요. 팬들에게 욕설이 담긴 답신이 전달되는 바람에 곤란을 겪었지요. 인터넷이 그렇게 편리한 것만은 아니더라구요.”

젊은 선수들답게 빼놓을 수 없는 것 한 가지. PC로 즐기는 게임이다. 이영표와 최태욱은 모두 축구 게임인 ‘피파2001’의 마니아. 최태욱은 지난 겨울 팬클럽 회원들과 ‘공식 경기’을 갖기도 했고, 이영표는 게임 속 안양 LG 구단에 지단, 피구, 앙리 등 월드 스타들을 트레이드해와 ‘드림 팀’의 사이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두 선수의 공식 홈 페이지는 모두 현재 ‘공사중’으로 잠시 문을 닫은 상태. 다행히 팬들이 만들어준 홈 페이지와 인터넷 클럽 등을 통해 팬과의 교류는 문제가 없다. 이영표와 최태욱은 “조만간 좀더 나아진 모습의 홈 페이지에서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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