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한국인이 보스턴마라톤을 잡았다. 케냐의 연승에 제동을 걸었다’고 알렸고 DPA통신은 ‘한국인이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했다’고 전세계에 1보를 띄웠다.
AP통신은 “한국의 이봉주가 보스턴 대학거리를 내달으며 관중을 향해 팔을 치켜들고 우승을 자축했다”며 “케냐가 이어오던 10년 연속 우승 행진이 마침내 멈췄다”고 전했다.
또 UPI통신도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봉주가 케냐의 11연패를 저지하는 순간 오른손을 높이 들어올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보스턴 마라톤을 지켜본 사람은 약 50만명으로 추산됐고 전세계 200여개국에 생중계됐다.
○…이봉주는 대회직후 주최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통역을 통해 경기소감을 밝힌 뒤 주최측의 “축하한다”는 말에는 본인이 직접 “Thank you very much!”라고 대답해 눈길.
○…화창한 날씨속에서 펼쳐진 이날 레이스에서 도로 곳곳에 삼삼오오 모인 교민과 유학생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이봉주를 응원. 특히 승부처가 된 ‘심장파열언덕’ 주변에는 다수의 교민이 한데 모여 힘찬 함성으로 이봉주의 스퍼트에 힘을 실어주기도. 이봉주는 이날 레이스 직전 출발지인 홉킨턴시의 한인교회에서 목사의 배려로 목사실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등 교민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에서 날아간 18명이 마스터스부문에 출전했고 교민도 20여명이 출전했다.
○…1만5606명의 참가자 중에는 키 71㎝, 몸무게 16㎏의 왜소증 중증 장애인 케티 린치(26)도 끼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태어날 때부터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려 혼자서는 서있기도 힘든 린치는 모든 참가자들이 출발한 뒤 홀로 출발선에 서 바퀴가 달린 작은 신발에 의지하고 두 오빠가 양쪽에서 부축한 가운데 출발선으로부터 7.86m 떨어진 결승선을 향해 서서히 발걸음을 뗐다. 결국 목표로 정한 15분보다 1분이나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린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숨죽이던 관중은 힘찬 함성으로 인간 승리를 축하했다.
<보스턴〓임연철기자>ynch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