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코스는 기록이 안나오기로 유명한 난코스. 이중에서도 가장 애를 먹이는 곳은 32㎞지점 조금 지나 자리잡고 있는 이른바 ‘심장파열언덕(Heart Break Hill)’.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을 느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90m 정도에 불과하지만 해발 30m 높이의 31㎞지점에서 시작되는 가파른 오르막은 힘이 빠질 대로 빠진 마라토너들에게는 ‘마의 언덕’과 같은 곳이다. 끈기가 부족한 아프리카 선수들이 기권을 많이 하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봉주는 바로 이를 잘 이용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해 오던 20여명의 아프리카 선수들이 이 언덕을 고비로 3, 4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 언덕 때문에 역대 보스턴마라톤의 우승기록은 9분대 안팎이 많고 10분대를 넘을 때도 잦다. 94년 케냐 코스마스 엔데티의 2시간7분15초가 역대 최고 기록. 당시 4위로 골인한 황영조가 2시간8분9초로 한국최고기록을 세웠던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