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제105회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한 이봉주는 올 2월 별세한 아버지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린 뒤 “이번 우승을 발판삼아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승 소감은….
“서윤복 함기용 선배들의 영광을 잇고 국민들의 성원에도 보답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반드시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다. 20일 귀국하자마자 아버지 산소로 달려가 금메달을 보여드리고 싶다.”
―훈련은 어떻게 했나.
“시드니올림픽에서 성적이 안좋아 한때 자신감을 잃었으나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말 후쿠오카마라톤을 재기의 기회로 삼았다.”
―레이스는 어땠나.
“조금 더웠는데 뛰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미 한번 뛰어본 코스였 고 특별히 위협적인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아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초반엔 속력을 안냈는데….
“같은 페이스로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가는 사람들이 페이스를 잃을 것으로 생각했다.”
―케냐선수들이 많아 고군분투했는데….
“마라톤은 언제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의 굳은 의지만 있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특별한 작전이 있었다면….
“난코스인 레이스의 막판에 승부를 걸었다. 30∼40㎞에 퍼져 있는 언덕들에서 페이스를 올렸다 늦췄다를 반복, 다른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겠다는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
―우승은 언제 예감했나.
“20㎞ 지점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했는데 모두 ‘심장파열언덕’을 의식해 기록이 안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록보다 순위전략을 짰다. 마지막 3.2㎞를 남겨놓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보스턴 시민들의 응원에 큰 힘이 났다.”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망은….
“물론 우승이다. 귀국하기 전에 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에드먼턴으로 가 코스 답사를 하고 철저히 준비하겠다.”
<보스턴〓임연철기자>ynch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