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국내 생활체육계 인사와 국제대회 조직위 관계자 등 2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18일.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이봉주 선수의 보스턴마라톤 우승에 대해 얘기하던 중 이같이 조크를 던졌다. “성경에 보면 삼손과 데릴라가 나오는데, 삼손이 힘의 원천인 머리를 잘라 힘을 잃었어요. 이봉주 선수는 수염을 안 깎고 있어서 그렇게 잘 뛰는 모양인데, 만나면 그게 사실인지 한번 물어볼까 합니다.”
김 대통령의 조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2002년 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욕심 같으면 우승해 달라고 하고 싶지만, 우승을 못해도 준우승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 대통령은 “좀 잔인한 말 같지만, 우리 축구팀이 잘못했을 때를 생각하면 상당히 걱정스럽다. 현실적으로 국민 사기에 미치는 영향이 있으므로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전통산업과 정보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원용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스포츠도 첨단 기술과 접목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야구고 축구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