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래]신종 윈드서핑 ‘펀보드’…길이 짧아 묘기 자유자재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7분


21일 한강에서 열린 펀보드대회에서 한 남자 선수가 펀보드를 타고 빠른 스피드로 물살을 가르고 있다.
21일 한강에서 열린 펀보드대회에서 한 남자 선수가 펀보드를 타고 빠른 스피드로 물살을 가르고 있다.
‘바람불어 좋은 날’.

태풍이 불면 오히려 펄쩍 펄쩍 뛰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아닌 윈드서핑 동호인들.

윈드서핑은 말그대로 서핑보드에 세일(돛)을 달아 바람의 힘으로 나가는 ‘작은배’.

윈드서핑은 1970년 서핑보드 마니아이던 호일 슈바이처(미국)의 ‘엉뚱한’ 발상에 따라 탄생했다.

컴퓨터 전문가이기도 한 슈바이처는 서핑동호인 모임에서 ‘서핑보드에 요트의 돛대를 달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한 마니아의 말을 듣고 컴퓨터로 모의테스트를 수차례 걸쳐 윈드서핑을 탄생시켰다.

요트와 서핑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새로운 스포츠는 놀랄만한 속도로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국내 윈드서핑 동호인만 해도 2만여명.

서핑보드에서 발전한 윈드서핑이 또다른 변신을 하고 있다.

다름아닌 펀보드(fun board). ‘재미있는 보드’로 해석되는 펀보드는 기존 보드보다 길이가 훨씬 짧아 물위에 뜨는 부력은 약하지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신종 윈드서핑이다.

윈드서핑에 쓰이는 보드는 2.9m를 기준으로 롱보드와 숏보드로 나뉜다. 롱보드는 부력이 좋아 물에 뜨는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기민성에서 떨어진다. 반대로 숏보드는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숏보드도 포뮬라와 펀보드로 구분된다. 포뮬라가 보통 2m60∼2m70의 길이에 너비가 85∼95cm인데 반해 펀보드는 2m30∼2m50의 길이에 너비 57∼60㎝. 펀보드가 훨씬 짧고 가늘어 점프 등 각종 묘기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펀보드가 서서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윈드서핑 ‘고수’들이 중심이 돼 지난해말 펀보드협회가 창설된 것은 물론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서울 뚝섬지구에서 제1회 펀보드대회를 개최, 42명의 선수들이 즐거운 경쟁을 벌였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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