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엿보기]서장훈이 야구 계속했다면…

  • 입력 2001년 4월 24일 20시 01분


프로야구 삼성의 외국인 선수 벤 리베라는 키 2m1로 최장신 투수다. 타석에서 그와 맞붙어본 타자들은 마치 “2층에서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른다.

프로농구에서 가장 큰 2m7의 센터 서장훈(SK)이 마운드에서 서면 어떨까. 3층 높이에서 폭포수처럼 내리꽂는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투수 서장훈은 현재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한때는 실제 상황이었다. 서장훈은 농구보다 야구를 먼저 시작했다. 당시 동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야구의 매력에 빠져든 뒤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그래서 야구에 대한 그의 관심은 각별하다. 두산 포수 이도형과 LG 투수 전승남은 초등학교 동기로 한솥밥을 먹으며 흙먼지도 함께 마셨다. 요즘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두산 팬이었다는 서장훈은 비시즌을 맞은 요사이 시간날 때 가끔 야구장을 직접 찾아 경기를 즐기곤 한다.

한때 배트를 휘두르고 글러브를 만졌던 선수 출신답게 전문가의 시선으로 승부의 맥을 짚으며 관전한다. 같은 시간에 TV에서 미국 프로농구(NBA)와 야구 중계를 한다면 야구가 나오는 채널을 선택할 정도.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운명이라지만 프로스포츠 최고연봉을 받으며 농구 코트에서 성공을 거둔 서장훈이 야구를 계속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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