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7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카이로 국제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LG컵 4개국대회 결승에서 이집트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25일 경기에서 김도훈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이란을 힘겹게 따돌린 한국은 캐나다를 3-0으로 완파한 이집트의 상승세를 누르고 히딩크 감독 취임 후 첫 우승축배를 들겠다는 굳은 다짐이다.
▼관련기사▼ |
- 이집트는? FIFA 랭킹 34위 한국보다 7계단 높아 |
지난 1월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1승1패로 3위, 두바이 4개국 대회에서 1승1무1패로 준우승에 머문 이쉬움을 달래겠다는 것.
히딩크 감독은 3번째 국제대회인 이번 이집트4개국대회에 참가하면서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앞둔 ‘2기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데 초첨을 맞췄다. 하지만 아직껏 우승의 결실을보지 못한 데다 상대가 이집트라는 점에서 승리에 대한 집념 또한 남다르다.
이집트가 한국과 만나면 유난히 힘을 못쓰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우승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현재 FIFA랭킹 34위에 올라있는 ‘아프리카의 강호’이지만 지난해 한국과 맞붙은 LG컵 결승에서 0-1로 패하는 등 유독 한국에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이집트와의 역대 전적에서 6승4무3패로 앞서고 있으며 특히 96년 이후에는 4승2무의 절대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은 이란전을 끝으로 이동국 강철 최성용 등 ‘유럽파’가 팀에 복귀해 전력누수가 상당한 수준이지만 위기를 또다른 기회라고 보고 4-4-2 기본 포맷에서 변형된 3-5-2 전형을 중심으로 필승 전술을 마련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집트가 4-3-3의 공격전형으로 나올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허리진을 두텁게해 수비 허점을 최소화하는 3-5-2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꾀돌이’ 윤정환이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에 플레이메이커로 재기용 돼 김도훈-설기현 투톱과 하석주-김상식(송종국)의 좌,우 날개 등 공격진을 지휘하는 한편 중앙 미드필더 이영표, 박지성과 함께 수비에도 적극 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설기현의 활약이 기대 된다. 1차전에서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빠른 몸놀림을 보여줬던 설기현은 후반전에만 뛰어 체력적인 문제도 없다.
홍명보가 팀사정으로 빠진 수비는 이란전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강철마저 떠나 공백이 더욱 커졌지만 히딩크 감독은 공수간 균형과 집중력을 끌어올려 이를 보완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은 특히 이민성, 서덕규, 김태영으로 이뤄질 최종 수비라인인 스리백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집트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느냐가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수비대응 능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집트는 A매치 최다출전에 빛나는 호삼 하산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캐나다전에서 골을 넣은 사브리와 호스니를 공격수로 내세워 안방에서 한국 징크스를 털어버리겠다는 각오에 차 있다. 하산은 부상후유증에도 불구하고 한국전 출전이 확실시된다.
월드컵 전초전인 컨페더레이션스컵을 불과 한달 앞둔 ‘제2기 히딩크호’가 첫 우승컵과 자심감을 함께 안고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