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부산만 뛰나-中]조직위원회 인력 난맥상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50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가 ‘선장 없는 배’처럼 표류하고 있다.

대회 개최를 불과 17개월 앞두고 대회조직위 한기복(韓基復)사무총장이 갑자기 사퇴, 한달 가까이 지휘부가 공백사태에 놓이면서 대회 준비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 또 조직위에는 국제적인 대회를 치러본 경험 있는 전문인력이 많이 부족해 대회 직전이나 대회기간중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능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글 싣는 순서▼
(상) 경기장 건설 지지부진
(중) 조직위원회 인력 난맥상
(하)크게 부족한 대회 경비

▽사무총장 공석 문제〓사무총장의 공석으로 인해 현재 대회를 지원할 스폰서 계약 체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협의해야 하는 휘장사용권 문제도 진척이 안되고 있다.

조직위는 물론 부산시와 문화관광부, 체육계 등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빨리 새로운 사무총장을 앉혀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 사무총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인물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사무총장 출신인 B씨와 88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국장을 지낸 H씨 등 2명. 여기에 부산시와 부산지역 체육계에서는 체육인 출신인 C씨와 행정관료인 J씨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와 부산시 및 문화부 등 관련 기관들은 서로 각자가 추천한 인물을 고집하고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여러 기관에서 모인 조직위 직원들을 원만히 이끌 수 있는 통솔력과 △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체육행사를 치른 풍부한 경험 △국내외 폭넓은 체육계 인맥을 통한 대외 교섭력 등 3박자를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게 중론. 하지만 물망에 오르고 있는 후보자들은 모두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다.

조직위 집행위원 총회가 열리는 5월 7일 이전에는 어떻게든 인선을 매듭지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일정에 쫓겨 자질이 떨어지는 인물이 뽑힐 경우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조직위 인력 문제〓현재 조직위 총인원은 273명. 부산시에서 163명(59.7%)이, 국무조정실 기획예산처 문화부 등 11개 중앙부처에서 17명이 파견됐으며 나머지 93명은 공공단체 민간기업 등에서 나와 있다.

이 가운데 국제체육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는 직원은 10%에 불과해 대회준비 및 운영에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20여개 기관에서 직원들이 모이다보니 조직위 내에서도 업무 협조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내년 초까지 50∼80명을 추가로 보충할 예정이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직위측은 정부 각 부처에 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와 88년 서울 올림픽을 담당했던 실무직원들의 파견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지원받은 인력은 20명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9월말까지 대회준비를 마무리하고 10월부터 최종 점검에 들어간다는 조직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특히 대회 직전이나 대회기간 중 돌발상황에 대비해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태부족인 실정이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머릿수를 채우는 데에만 급급해 조직위에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준비된’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인력 지원과 협조가 있어야 대회를 차질 없이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