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지긋지긋하던 3승도전에 마침내 성공했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 박찬호는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4월 3승을 거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5월을 맞게됐다. 3승은 박찬호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박찬호는 18승 10패로 데뷔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던 지난해에도 4월 3승을 거뒀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후반기에 더욱 빛나는 투구를 한다는 가정하에 18승은 물론 ‘꿈의 20승’도 바라 볼 수 있는 토대는 마련했다.
투구내용을 따져보면 지난해 보다 훨씬 낫다.
3.63의 방어율은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수치. 또 역대 4월 최다투구수인 39와2/3이닝을 소화했다. ‘롤로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5회를 못넘기던 모습이 사라진 덕이다. 박찬호는 이번시즌 6번의 선발등판에서 4차례 7이닝을 던졌고 모두 3점이내로 막아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선발투수의 잣대로 쓰는 이른바 ‘퀄리티 피칭’을 해낸것.
8일과 19일의 샌프란시스코전도 각각 5이닝과 6.2이닝을 버텨 선발투수로서의 임무는 완수했다.
문제는 홈런.
박찬호가 최소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내기위해선 무엇보다 홈런을 줄여야 한다. 박찬호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모든면에서 좋아졌지만 홈런만큼은 하나를 더 맞았다. 벌써 5개. 31개의 홈런을 맞아 ‘홈런공장장’이란 별명을 얻었던 99년 4월 홈런 허용개수인 6개보다는 하나 적지만 걱정스런 수치다.
홈런을 줄이는 방법은 도망가는 피칭을 버리고 보다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밖에 없다.
박찬호가 이번시즌 허용한 대부분의 홈런은 볼카운트를 잡기위해 타자가 예측가능한 코스로 직구를 꽂아넣다 맞았다. 이것을 상기하면 초구부터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를 윽박질러야 한다는 결론은 자연스레 나온다.
박찬호가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올리기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공을 믿고 ‘맞아도 좋다’는 심정으로 편안하게 던지는 것이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