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US남자클레이코트챔피언십 단식 2회전. 세계 랭킹 81위로 8번 시드의 이형택은 노장 마그누스 라르손(31·스웨덴)을 2―1(6―0, 4―6, 7―5)로 눌렀다.
지난주 버라이즌 챌린지에서 마이클 창(미국)을 제치고 8강전에 진출했던 이형택은 다시 3회전 무대를 밟으며 랭킹 포인트 40점과 상금 9350달러를 확보했다.
이형택은 세계 59위인 2번 시드의 앤드루 일리(호주)와 준결승행을 다툰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일리는 94년 프로에 데뷔, 지난해 5월 세계 38위까지 올랐으며 통산 단식 우승 2회를 기록했다. 올 호주오픈에서는 4회전에서 우승자 안드레 아가시(미국)에 패했으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경기가 끝나면 티셔츠를 찢어버리는 등 희한한 매너로 인기를 끌었다.
이형택과는 몇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으나 공식 대회에서는 이번이 첫 대결이며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주무기로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 이형택이 일리를 꺾으면 지난해 11월 삼성오픈 이후 생애 두번째로 투어대회 4강에 오른다.
이날 이형택은 94프랑스오픈에서 준결승에 올랐고 95년 세계 17위까지 차지했던 라르손을 맞아 첫 세트를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톱스핀을 앞세운 라르손에 역습을 허용해 2세트를 빼앗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들어 게임스코어 4―4에서 15―40까지 뒤져 위기를 맞은 이형택은 분위기를 되살려 9번째 게임을 잡아낸 뒤 승기를 잡았다.
한편 톱시드의 잔 마이클 갬블(미국)은 크리스티안 루드(노르웨이)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