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아디다스컵 4강 '스트라이커 결투'

  • 입력 2001년 5월 4일 18시 30분


왼쪽부터 전북 김도훈, 수원 고종수, 부산 마니치, 성남 샤샤
왼쪽부터 전북 김도훈, 수원 고종수, 부산 마니치, 성남 샤샤
울산 현대 소속으로 98년 국내 프로축구 득점왕에 올랐던 유상철(30·가시와 레이솔)은 당시 수원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멍투성이의 다리를 내보이며 “다시는 스트라이커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2년후인 지난해에도 유상철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여전히 스트라이커로 나서 골행진을 벌였다. “골맛이 정말 좋다”고 입맛을 다시며….

축구는 골을 넣는 경기.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아도 골이 안들어가면 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5일 열리는 2001 아디다스컵 조별리그 4강전처럼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날 경우에는 골잡이의 역할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4팀 4톱’이 특별히 주목을 받고 있다.

저력의 수원 삼성과 맞붙는 전북 현대모터스의 김도훈은 최근 3경기 연속 두골씩을 몰아넣으며 총 7골로 득점순위 단독 1위에 올라섰다.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이집트 원정경기의 피로도 잊은 채 맹활약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골이 골을 부른다”며 자신만만하다.

이에 맞서는 수원은 2일 보름만에 그라운드에 다시 나선 고종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대회 초반 반짝했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용병 데니스와 산드로가 있지만 고종수가 있어야 이들도 더불어 산다는 게 김호감독의 판단. 대회 초반 3연패를 당했다 이후 5연승으로 4강 진출을 이룬 뒷심도 만만치 않다.

부산 아이콘스와 성남 일화의 명운은 나란히 유고 출신인 마니치(부산)와 샤샤(성남)의 맞대결에 달려있다. 형제보다 가깝다는 이들은 97년 부산 대우에서 팀 전관왕 달성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 그라운드에만 서면 냉철한 승부사로 돌변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점.

마니치가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답게 상대 수비진을 일거에 허물어뜨리며 팀 득점의 젖줄로 활약하고 있다면 부산 수원 등 가는 곳마다 우승을 몰고다닌 샤샤는 탄탄한 개인기와 대포알같은 슈팅이 자랑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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