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스타급 선수들이 떠올랐지만 김도훈(31·전북 현대모터스)선수 만큼 강렬하지는 못했다.
봄 햇살이 따사로운 2일 오후 전북 완주군에 있는 프로축구 전북팀의 연습장을 찾았다. 김도훈 선수를 보는 순간 1970년 생 동갑내기라는 반가운 마음에 그를 향해 달려갔다.그는 날카로운 첫 인상과는 달리 상당히 부드러운 남자임을 알 수 있었다.
황영조:아디다스컵대회에서 7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등 골감각이 좋은데 컨디션은 어때요.
김도훈:감은 좋아요. 이집트 4개국대회에 다녀와서 몸은 조금 피곤한 편인데, 그래도 컨디션은 괜찮아요.
황:우리나라 프로선수 중 최고 연봉(3억5천만원)을 받고 있잖아요. 부담감은 없습니까?
김:물론 부담이 컸죠. 뭔가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경기 중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을 고쳐 먹으면서 오히려 플레이가 좋아졌어요.
황: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뛰어봤는데 K리그와 J리그의 차이는 뭔가요?
김:K와 J의 차이 아니겠어요.하하. 간단히 말하면 일본축구는 기술을 강조하는 반면 우리 축구는 조직력에 비중을 두는 축구에요. 한국과 일본의 축구는 분명 달라요. 가고자하는 목표는 같을 수 있지만 가는 과정은 다르죠.
황:국가대표팀에서는 누구와 호흡이 잘 맞습니까?
김:하석주 선수요. 저는 7년째 대표선수 생활을 하고 있고 석주 형은 11년째인데 제가 대표팀에 들어가면서 같은 방을 썼어요. 어쩌면 형수님보다 더 같이 지낸 날이 많을지 몰라요.
황:히딩크 사단의 스트라이커로서 본인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나요?
김:히딩크 감독은 어느 포지션은 누구라고 정해주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은 테스트 기간이거든요. 아직 히딩크 감독을 만족시킬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도 한때는…” 황영조와 김도훈이 공을 차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황:히딩크 감독의 운영 스타일은요?
김:우선은 결과인 것 같아요.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이기는 것을 좋아하죠. 그리고 강조하는 것은 ‘역할’입니다. 공격수면 공격수, 미드필더면 미드필더, 이렇게 자기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선수를 좋아합니다.
황:한국팀의 내년 월드컵 16강은 가능할 것 같아요?
김:16강에는 가야 붐이 일지 않겠어요? 월드컵에서 만만히 볼 팀은 하나도 없지만 16강이 결코 어렵지만은 않은 목표입니다. 꼭 해 내야죠.
황:골프를 잘 친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김:일본에 있을 때 배웠어요. 회복 훈련을 겸해서 많이 했어요. 지금은 보기 플레이 정도죠.
황:골프가 경기력에 도움이 되던가요?
김:집중력을 기르는데는 골프가 좋아요. 탁 트인 곳으로 나가면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고….
황:저도 미혼이지만, 아직 결혼을 안 하셨잖아요. 결혼 상대자는 있나요?
김:결혼 얘기는 귀에 못이 박혔어요. 안 한게 아니라 못 한거죠. 아직 인연을 못 만났나봐요. 사실 결혼하고는 싶은데, 뜻 대로 안되네요. 상대는 아직 없어요. 스타일을 따지면 김혜수씨 또는 전지현씨 같은 ‘건강 미인형’이 좋은데 그래도 외모보다는 마음이죠. 예의 바른 여성이면 좋겠어요. 그런데, 황영조씨는 왜 아직 결혼 안하시는 건가요?
황:저도 마찬가지에요. 요즘은 으례 상대가 있겠거니 하고 소개시켜주는 사람도 없어요. 그건 그렇고,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뭔가요?
김: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득점왕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죠. 아, 또 있어요. 결혼. 준비는 다 됐는데, 상대가 없네요.
황:그럼 늦어도 가을까지는 상대를 찾아야 된다는 얘긴데….
김:뭐, 서로 불꽃만 튀면 금방 되는거 아닙니까? 하하하.
<정리〓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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