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다친게 복이 될줄이야"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31분


신창건설씨름단의 원종수(25)는 요즘 ‘전화위복’이라는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실감하고 있다.

원종수는 6일 막을 내린 거제장사씨름대회 지역장사 결정전에서 4강에 올라 모래판을 놀라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제대회는 원종수가 한라급에서 백두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 처음 출전한 대회였기 때문. 지난해 신창씨름단에 입단한 원종수는 한라급 시절 김용대(현대중공업)를 만나 초반 예선 탈락했던 것이 경력의 전부.

원종수가 체급을 올린 데는 ‘사연’이 있다. 원종수는 평소 105㎏ 정도의 체중을 유지하다 대회를 앞두고 한라급 한계 체중인 100㎏까지 줄였다. 그런데 3월 훈련 도중 갈비뼈 2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이후 “잘 먹어야 뼈가 빨리 붙는다”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푹 쉬면서 ‘영양 보충’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체중이 눈에 띄게 불어버렸다.

113㎏까지 늘어난 체중 때문에 한라급 출전이 불가능하자 신창씨름단은 원종수를 아예 백두급으로 돌렸다. 안상철 신창 코치는 1m86의 큰 신장에다 체형마저 당당한 원종수라면 백두급 선수들과의 어깨 싸움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결국 체중 증가로 힘이 붙은 원종수는 훈련 부족에도 불구하고 거제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깜짝 스타로 등장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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