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은 날은 봇물 터지듯 안타를 몰아치지만 어떤 날은 물먹은 솜방망이처럼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우는 것.
8일 선두 두산과의 경기는 다행스럽게도 한화의 방망이가 불을 뿜은 날.
한화는 1-0으로 앞서던 3회 상대 에이스 박명환을 두들겨 연속 6안타를 포함해 8안타 1볼넷을 집중시켜 이 이닝에만 선발 전원이 홈을 밟으며 대거 9득점, 10-0으로 일찌감치 전세를 갈랐고 결국 10-7의 낙승을 거뒀다.
팀 타선의 도움으로 이상목은 4연승을 거두며 5승1패로 다승 공동선두로 나섰고 한화는 삼성과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타격은 부침을 거듭한다'고 지적하지만 한화는 그 정도가 심하다.
전날까지 팀 타율(0.266)과 득점(143점)에서 8개 구단 중 4위를 차지한 팀 공격력은 평이한 외형과 달리 실제 내용은 심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이날까지 팀이 17번 승리하면서 뽑은 총 점수는 132점으로 평균 7.8점을 기록한 반면 12번의 패배에서는 단 1.3점을 거두는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
올시즌 한 경기 팀 최다 득점은 한화가 8일 SK전에서 뽑은 17점이고 올시즌 나온 10번의 영패 경기 중에서도 절반인 5번이 한화의 몫인 것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시즌 도깨비 타선의 덕을 가장 많이 본 투수는 이상목.
최근 4연승을 달리는 동안 한화 타선은 10점 3번과 9점 1번을 뽑으며 지난 시즌 부상의 터널을 헤치고 나온 동료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상목은 '타자들이 잘 해줘서 쉽게 경기를 가져갈 수 있어 정말 고맙다'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행운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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