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감독의 결단"

  • 입력 2001년 5월 16일 20시 43분


선두와 꼴찌의 경기에서 재미난 현상이 일어났다.

누가봐도 붕괴된 LG의 마운드와 중심타선의 부상으로 전력을 풀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선두 두산.

라이벌전이긴 하지만 호쾌한 경기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활발한 타격전으로 야구장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데는 대성공.

반면 양팀의 전력차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한 판 승부였다.

두산의 승리는 선수들의 집중력과 김인식 감독의 탁월한 지휘 능력.

4-0으로 뒤진 두산은 4회초 공격에서 LG의 어설픈 마운드를 상대로 대거 7득점을 뽑아냈다.

승부처는 4-5로 두산이 역전시킨 후 LG 선발 이동현이 강판당한 뒤 왼손 투수 유택현이 올라온 순간.

김 감독은 최훈재 타석에서 과감하게 부상중인 김동주를 불러냈다.

부상중인 선수를 과감하게 타석으로 불러들인 김인식 감독의 선택으로 인해 4회에만 7득점으로 기선을 잡았다.

또 김감독은 4회말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선발 구자운을 과감하게 강판시키고 차명주를 올려 승리를 지켜내는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반면 LG의 이광은 감독은 투수의 교체 시기를 놓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완벽하게 내주고 말았다.

3회에도 선발 이동현이 만루의 상황을 어렵게 모면한 후 4회에도 연속 2실점으로 위기를 맡았음에도 무슨 이유에선지 강판을 미뤘다.

미래의 에이스인 이동현의 경기 경험을 위해서일까?

하지만 5연패에 빠져있는 LG로서는 내일을 생각하기엔 현 상황이 너무 위태롭다.

한차례 마운드에 오른 이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미룬 채 내려왔고 이후 역전을 허용, 뒤늦게 이동현을 유택현으로 교체.

가뜩이나 불안한 마운드를 고려한다면 승리투수의 요건을 떠나 위험하다싶으면 교체를 했어야 했는데 이 감독의 너그러운 마음은 팀을 6연패로 몰고 갔다.

오히려 승부에 여유가 있는 두산 김감독이 선발 구자운의 승리를 뺏고도 1승을 챙겼으니 두 감독의 선택에 의해 승부가 결정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팀의 연패로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지고 자신감도 상실한 상황에서 감독마저 경기의 맥을 제대로 집어내지 못한다면 명문구단 LG의 행보는 눈에 보듯 뻔하다.

이젠 구단이나 감독이 어떻게든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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