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핵잠수함’ 김병현(22)이 이틀 연속 세이브를 따내며 마무리투수로 벤치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17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 애리조나가 2-1 한점 차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의 위기를 맞자 밥 브렌리 감독은 김병현에게 긴급 ‘SOS’를 쳤다. 그러자 신시내티는 알렉스 오초아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루.
안타 한 개만 맞으면 동점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병현은 디온 샌더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루벤 리베라를 침착하게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에 이어 시즌 2세이브째(2승1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은 3.57로 낮아졌다.
김병현에게 더욱 고무적인 것은 최근 등판한 7경기에서 단 한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 그는 시즌 2승째를 따낸 4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부터 16일 신시내티전까지 8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2개에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 기간 중 탈삼진은 8개. 그야말로 ‘언터처블 투수’다운 모습이다.
애리조나는 딱히 정해진 마무리가 없이 ‘집단 마무리체제’로 가고 있어 김병현에겐 ‘소방수’ 자리를 굳힐 절호의 찬스.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최고시속 160㎞의 강속구 투수 매트 만타이는 지난달 말 무릎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한차례 오르는 등 잦은 부상으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는 형편. 이 자리를 현재 브레트 프린츠(3세이브)와 김병현(2세이브)이 번갈아 맡으며 팀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김병현이 요즘처럼만 기복 없이 잘해준다면 셋업맨에서 한 단계 승격돼 아예 전담마무리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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