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야구읽기]겁먹은 LG 마운드

  • 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26분


LG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40경기를 치른 현재 11승1무28패로 승률이 3할도 채 안된다.

16일 이광은 감독을 퇴출시키고 김성근 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투수의 부진은 여전하고 타자의 방망이까지 맥을 못추고 있다. 타율(0.259), 홈런(27개), 도루(22개), 평균자책(6.72) 등 대부분의 팀기록이 최하위다. 특히 시즌초 10경기를 치렀을 때 7.61이던 평균자책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LG 마운드는 그동안 40경기에서 볼넷 255개와 몸에 맞는 공 23개로 무려 278개의 4사구를 내줬다. 다른 구단에 비해 평균 100개가 많은 수치다. 매경기 7명을 걸어나가게 했고 그 가운데 31%인 85명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9개 이상의 4사구를 내준 경기도 14차례나 된다. 이중 이긴 경기는 두 번 밖에 없다. 선두타자의 41%를 출루시켰고 그 이닝중 60%는 실점을 허용했다. 한 마디로 투수들이 자신감이 없이 공을 던지고 있다.

4사구가 많다보니 경기시간도 가장 길다. 올시즌 LG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9분이다. 3시간 안에 경기를 끝낸 적은 6번 밖에 없다. 한 이닝에 20∼30분씩 수비를 하면서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야수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타석에 서기는 쉽지 않다.

LG가 조금이나마 팬들에게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신윤호 김민기 이승호 경헌호 이동현 김상태 장문석 전승남 등 앞으로 LG 마운드를 이끌어갈 젊은 투수들이 달라져야 한다. 모두가 입단때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투수들이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팀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 6.72는 LG투수의 얼굴과 같다. 도망가는 투수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공 하나하나에 자존심을 걸고 던져야 한다.

(야구해설가)hyobong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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