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한화-삼성 '용병비자' 신경전

  • 입력 2001년 5월 22일 18시 24분


“법대로 하자.”(한화)

“그런 법이 어디 있는데?”(삼성)

외국인 선수 비자 문제를 놓고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발단이 된 선수는 삼성이 새로 뽑은 용병 투수 발비노 갈베스(37).

18일 대전 경기에서 갈베스가 첫 선발등판한 삼성에 패한 한화는 뒤늦게 갈베스가 취업비자를 발급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는 점을 발견하고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무자격 선수’라며 항의했다.

한화 황경연 단장은 구단과 선수가 맺는 외국인 선수 계약서에 ‘취업비자 취득은 선수 계약의 유효성에 우선한다’는 조항을 들어 “취업비자 없이 경기에 나선 갈베스는 무자격 선수이며 선수등록을 해 준 KBO는 직무유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 김재하 단장은 “야구규약에 비자취득과 관련된 조항은 규정된 게 없다. 구단과 선수가 맺는 계약이 야구규약이냐. 경기에 지고 나서 왜 트집을 잡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제까지 외국인 선수 등록은 관할기구인 KBO에서 구단의 등록 요청을 받은 뒤 문화관광부에 승인을 요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취업비자 취득여부는 구단에 맡겨놨던 게 사실. 이에 대해 KBO측은 “비자를 확인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프로야구에서는 각 구단의 양해로 비자취득 전에 출전한 사례가 있다. 때문에 갑자기 한화가 비자문제를 들고 나온 건 다분히 감정적이라는 지적. 한화 황단장과 삼성 김단장은 지난달 트레이드 문제를 놓고도 한차례 얼굴을 붉힌 ‘전력’이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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