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프랑스오픈]‘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 첫판 탈락

  • 입력 2001년 5월 29일 19시 16분


‘스타의 무덤’이라는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의 붉은 코트는 올해에도 그 악명을 유감 없이 떨치기 시작했다.

29일 파리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테니스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1000만달러) 여자단식 1회전.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우승한 2번 시드의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화창한 날씨 속에 화려한 차림으로 코트에 나섰다. 휘황찬란한 목걸이에 우아한 귀걸이를 달았고 노란 원피스로 관중의 시선을 확 끌었다. 최상의 컨디션이었고 이 대회의 전초전으로 클레이 코트에서 치른 함부르크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감도 넘쳤다.

하지만 세계 랭킹 24위인 바바라 세트(오스트리아)와의 첫판에서 43개의 에러로 자멸하며 0-2(4-6,4-6)로 완패했다. 윌리엄스의 메이저 대회 1회전 탈락은 97년 윔블던 이후 통산 2번째. 윌리엄스는 “내 생애에 가장 불행한 순간이었으며 제대로 공을 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모니카 셀레스, 린제이 데이븐포트(이상 미국) 마리 피에르스(프랑스)의 불참으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윌리엄스. 그러나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 4차례 출전해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일 만큼 인연이 없었던 징크스에 다시 울어야 했다.

또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5번 시드의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는 세계 60위 야나 칸다르(독일)에 0-2(5-7 5-7)로 패했다. 올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에서 4승을 올린 모레스모는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한 지난해 챔피언 피에르스를 대신해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윌리엄스와 모레스모의 탈락으로 현지에서는 일찌감치 힝기스의 우승을 점치는 분위기.

이밖에 9번 시드인 홈그린의 나탈리 토지아도 리나스노루츠카야(러시아)에 0-2로 무릎을 꿇었고 남자 단식 12번 시드 아르노 클레망(프랑스)은 마리아노 푸에르타(아르헨티나)에 2-3으로 패해 첫날 시드를 받은 3명의 프랑스 선수가 탈락, 홈팬을 실망시켰다.

반면 남자 단식 톱시드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기예르모 코리아를 3-0으로 가볍게 눌렀다. 클레이 코트 전문가인 4번 시드의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도 오스트리아의 스테판 쿠벡을 3-0으로 완파하고 서전을 장식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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