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배스낚시광 경북대 홍석범씨 “한번 빠지면…”

  • 입력 2001년 5월 29일 19시 21분


스무살. 경복대학교 인터넷정보과 1학년. 노랗게 염색한 머리. 홍석범씨, 그는 영락없는 N세대다.

초여름의 따까운 햇볕이 내리 쬐던 24일. 그는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산삼낚시터를 찾았다. N세대의 전유물처럼 돼버린 스케이드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가 아닌 낚시대를 들고.

따분하지 않냐구요? 그건 붕어낚시죠

나는 지금 배스하고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랬다. 그는 낚시대를 드리우고 고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고기를 찾아 쉴새없이 움직이며 릴에 감겨진 라인을 물속으로 던져 넣고 있었다.

오전 11시반. 홍씨의 배스낚시 사부 이종건(58·한국배스스쿨교장)씨와 홍씨는 낚시대를 들고 저수지로 달려갔다. 라인 끝에 훅과 루어를 뀌어 던진 지 10분쯤 됐을까. 라인 끝 훅에 배스 한 마리가 걸려 올라왔다. 족히 20㎝는 넘어 보였다.

“이건 작은 거예요. 지금은 해가 중천에 떠있어 배스를 잡기 어려운 시간이죠”

홍씨가 배스낚시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를 다니던 2년전 가을. 교내 낚시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낚시터에 붕어낚시를 갔다가 우연히 배스낚시를 하는 사람을 봤다.

정적 인줄만 알았던 낚시가 동적 일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죠

곧바로 홍씨는 인터넷을 뒤져 배스낚시스쿨을 찾아냈다. 그리고 만난 스승이 이종건 교장이다. 이씨에게 배스낚시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홍씨는 더욱 배스낚시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재능이 뛰어나 내 수제자로 삼았다”는 이교장의 자랑에 홍씨는 “아직 배울 게 너무 많다”며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스승의 자랑은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 배스낚시를 체계적으로 배운 지 반년정도 지난 지난해 초파일인 5월11일 52㎝나 되는 대형배스를 잡았다. 3개월 뒤인 8월에는 한국배스연맹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아마추어부 1등을 차지했다.

오후 2시반. 한번 직접 해보라는 권유에 기자도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낚시대를 잡았다. 릴을 던진 지 30분쯤 됐을까. 이교장이 “물은 것 같은 데 당겨봐요”라는 말에 릴을 감자 20㎝정도되는 눈 먼 배스가 한 마리 끌려왔다.

30분이 흐른 뒤 이번엔 홍씨가 릴을 빠르게 감기 시작했다. 뒤 이어 그의 낚시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이교장의 눈도 번쩍였다. “큰 것 같아요”라는 흥분된 홍씨의 말에 이교장은 “침착하게”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52㎝에 1.9㎏. 홍씨의 개인 최고기록과 타이.

“바로 이 맛이죠. 이걸 느끼고 나면 하루종일 밥 안먹고 해도 배가 안고파요.”

홍씨와 이교장은 이날 점심을 건너 뛰었다.

<석모도=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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