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최대의 화제거리를 단연 배리 본즈였다. 연일 내뿜는 본즈의 홈런포에 당대 최고의 거포인 마크 맥과이어나 새미 소사도 숨을 죽이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본즈의 홈런 행진이 시작된 것은 지난 18일 플로리다 전. 상대 선발 척 스미스로부터 3회 투런 홈런을 뽑아내며 방망이 감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벌어진 애틀란타와의 3연전은 본즈의 홈런포가 절정에 올라있었던 시기. 본즈는 19일 마이크 램링어로부터 홈런을 터트린데 이어 다음날에는 두번째 타석부터 연달아 3방의 홈런을 쳐내는 기염을 토했다.
21일 첫타석에서 상대 선발 존 버켓을 우중월 솔런 홈런으로 두들기며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본즈는 역사적인 5연타석 홈런 기록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본즈는 22일, 23일 경기에서도 연달아 홈런포를 쏘아올려 6경기 연속 홈런 기록과 함께 6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이부분 내셔널리그 신기록을 수립했다.
본즈는 25일 콜로라도 전에서도 홈런을 1개를 추가, 올시즌 25호를 기록하며 2위인 루이스 곤잘레스(애리조나)를 멀찌기 따돌리고 홈런 부분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 샌디에이고 돌풍
'누가 우리를 꼴찌 후보라고 했는가'
샌디에이고가 지난주 6연승을 내달리며 단숨에 리그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비록 연승이후 2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잠시 주춤거렸지만 현재 26승 23패의 호성적으로 죽음의 조로 불리우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당당히 리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리그 선두인 LA 다저스와도 불과 1게임 차.
당초 샌디에이고는 리그 최하위가 유력시 됐었다. 특별한 팀전력 보강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나머지 4개팀들의 전력이 워낙 막강해 샌디에이고와 전력 편차가 심했기 때문.
5월 중순까지도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샌디에이고는 5할대도 못미치는 승률로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것. 그러나 불과 일주일 사이에 샌디에이고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샌디에이고 연승의 주역은 루키 투수인 와스카 세라노와 좌타자인 라이언 클레스코.
세라노는 2승을 거두며 부상자 리스트에 올라간 브라이언 톨버그의 공백을 완벽히 메꿨고 클레스코는 연승기간동안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4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팀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마무리 투수 트레버 호프만은 4세이브를 올리며 확실하게 뒷문을 단속했고 우디 윌리엄스, 애덤 이튼, 바비 존스 등 선발진도 제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냈다. 샌디에이고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팬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3. 진검승부 - 클리블랜드, 미네소타
클리블랜드와 미네소타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예측 불허의 접전. 두팀은 지난주 선두 자리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경쟁관계에 돌입했다.
4월 한달간은 미네소타의 일방적인 독주. 올시즌 최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네소타는 4월 한달간 7할대가 넘는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2위 그룹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클리블랜드의 저력이 서서히 발휘되기 시작했다. 5월 들어 10연승 포함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간 클리블랜드는 드디어 지난주 미네소타가 연패를 당하는 틈을 이용해 선두 자리까지 올라섰다.
미네소타로서는 지난주 시애틀, 오크랜드 등 상승세에 있는 팀들을 맞아 2승 4패의 부진한 성적을 작성하는데 그쳐 선두 자리까지 내어주고 말았다.
앞으로의 예상은 클리블랜드의 우세가 점쳐지는 분위기. 투타에 걸쳐 안정감을 보이는 클리블랜드에 비해 미네소타는 그동안 팀돌풍의 주역이었던 덕 민트케이비츠, 브레드 레드키, 조 메이스 등이 서서히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
4. 원 히트 게임
존 리버, 캐리 우드, 노모 히데오 - 이 세투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지난주 1안타 완봉승을 거둔 투수라는 점이다.
이처럼 지난주에는 유난히 1안타 완봉승이 많아 작성됐다. 리버가 25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스타트를 끊자 다음날에는 캐리 우드와 노모 히데오가 밀워키와 토론토를 상대로 나란히 1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이들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일본인 투수인 노모의 활약. 4월 첫등판인 볼티모어 전에서 노히트노런을 작성한데 이어 한달만에 1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4회 세넌 스튜어트에게 맞은 2루타만 아니었으면 다시 한번 대기록을 작성할 뻔했다.
현재 노모의 피안타율은 0.163(60이닝동안 34개 허용)에 불과하다. 이수치는 최고투수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보다 낮으며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최고의 기록이다.
5. 신시내티 연속 게임 무득점 중단
신시내티의 연속 게임 무득점 기록이 드디어 중단했다. 신시내티는 지난주 25일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선발 존 리버에게 완봉패를 당하며 아쉽게도 208경기에서 기록연장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날 리버의 구위는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신시내티는 위버의 구위에 눌려 5회까지 퍼팩트로 끌려가며 기록연장에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6회 1사후 후안 카스트로가 첫안타이자 이날의 유일한 안타를 기록하며 찬스를 잡는듯 했지만 스캇 윈체스터가 병살타를 날리며 찬스를 무산시켰고 9회에도 1사후 카스트로가 볼넷을 진루하며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대타인 루벤 리베라의 병살타가 이어지면서 게임은 끝이 나고 말았다.
신시내티는 지난 1999년 10월 4일,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알 라이터에게 완봉패를 당한 이후 계속 득점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신시내티의 208경기 기록은 내셔너리그 신기록이자 메이저리그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최고 기록은 뉴욕 양키즈의 308경기(1931-33년)이고 밀워키는 212경기(당시 아메리칸리그 소속, 1978-79년)로 2위에 올라있다.
6. 데이빗 콘과 뉴욕 양키즈
불과 몇개월만에 서보는 그라운드이지만 새로운 감회가 밀려올 수 밖에 없었다.
데이빗 콘이 양키 스타디움의 마운드에 올라섰다. 그러나 콘의 유니폼은 흰 줄무늬가 그려진 핀스트라이프가 아니라 양키즈의 최대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것이었다.
양키즈의 많은 팬들은 콘의 등장에 많은 박수를 보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할 수밖에 없었다.
버니 윌리엄스는 옛 동료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선물했고 지터는 5안타를 터트리며 콘을 곤란에 빠트렸다. 결국 콘은 5이닝동안 6안타 3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패전 투수가 되며 복수혈전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콘은 이번주 31일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다시 뉴욕 양키즈를 상대로 선발등판한다.
7. 나에게도 관심을 - 신조 쓰요시, 루크 프로코펙
이치로의 열풍이 메이저리그를 휩쓸며 모든 일본인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동안 뉴욕 메츠에 입단한 신조 쓰요시가 지난주 소리소문없는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부각시켰다.
21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비롯 22일과 24일 벌어진 몬트리올 전에서는 역전 결승타와 역전 결승 홈런을 연거푸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 것.
사실 이치로와 신조는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와 주전 자리 보장 등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치로에 비해 신조는 메이저행 자체가 의구심일 정도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신조는 현재 3할이 넘는 타율과 고비때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이며 사실상 팀의 주전 자리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LA 다저스의 호주 수입품 루크 프로코펙도 마찬가지.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벤 쉬트(밀워키) 등의 활약에 다소 빛이 가려 있지만 최근 들어 급피치를 올리며 이제는 당당히 신인왕 후보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로코펙은 현재 6승 1패, 방어율 3.33을 기록, 팀대 다승 1위, 방어율 3위 등 기대 이상의 대활약을 펼치며 팀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떠맡고 있다. 특히 지난주 일요일 벌어진 휴스턴과의 경기에서는 생애 첫 완투승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물러날 정도로 호투를 펼쳤다.
앤디 애쉬비를 대신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프로코펙이지만 이제는 그를 대체 선발 요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8. 5월 마지막주 프리뷰
샌디에이고의 상승세가 계속 지속될 것인가? 지난주 인상적인 시간을 보낸 샌디에이고는 이번주 휴스턴과 애리조나로 이어지는 6연전의 험난한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모두 만만치 않은 팀들이어서 팀상승세의 최대 고비가 될 듯.
더구나 다음주에도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모두 강팀들과의 맞대결이 줄줄히 잡혀있어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다시 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클리블랜드와 미네소타의 행보도 많은 관심거리다.
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와 3연전을 치른 뒤 주말에는 뉴욕 양키즈와 3연전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현재 상승세에 있는 클리블랜드이지만 모두 원정경기로 치뤄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다.
미네소타도 원정경기를 치르는 것은 마찬가지. 그러나 상대팀이 애너하임, 텍사스 등 모두 지구 하위팀들이어서 클리블랜드 보다는 다소 유리한 일정이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dream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