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인 나가오카에 사는 요코야마 레이키(40)도 400여명의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이다. 요코야마씨는 원래 중국 옌지 출신의 조선족 3세. 고향에서는 김연희라는 이름을 가졌었지만 97년 일본으로 건너와 현지인과 결혼하면서 요코야마라는 성을 새로 얻었다. 중국에서도 영어와 한국어 통역으로 일했던 터라 요코야마씨는 이번 대회 기간중 프레스센터에서 통역과 안내 업무를 담당했다.
요코야마씨는 “결혼 후 영어, 중국어 등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내년 월드컵에서 모처럼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 자원 봉사를 신청했다”며 “이번 대회는 일종의 연습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왕복 4시간을 고속버스 안에서 보내는 요코야마씨는 “자동차로 7시간 걸리는 곳에서 와 숙박하는 자원봉사자도 있다”며 전혀 고단하지 않다는 표정.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가지만 대회 참여를 충분히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요코야마씨는 “내년 월드컵에 대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모자라는 것 같다”며 대회 관계자처럼 걱정하기도 했다.
요코야마씨의 경우처럼 이번 대회에 참여한 자원 봉사자들은 꽤 성실해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도시락 이외에 제공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모두 솔선해서 대회를 운영하고 관중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자원봉사를 하려는 시민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은 니가타시의 고민. 그러나 일단 자원봉사자로서의 ‘임무’를 맡으면 자기 일처럼 열의를 다하는 것이 또한 현지 주민들의 태도였다. 내년 우리나라의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모습인 것은 당연하다.
<니가타〓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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