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단 16일 김성근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7일까지 11승 2무 7패를 기록, 7위 롯데를 반게임차로 추격하면서 탈꼴찌의 강한 의지를 불태우면서 그간 발목을 잡고 있던 두가지 징크스마저 완벽하게 극복했다.
첫 번째 징크스는 '고졸 신인투수 첫해 선발 무승'.
그간 신윤호(94년입단), 김민기(97년입단), 김광삼(99년입단) 등 쟁쟁한 고졸 투수들이 입단 첫해 단 1승을 거두지 못하는 이상한 징크스를 20년이나 이어왔던 LG가 드디어 험난한 벽을 넘어섰다.
7일 잠실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서 이동현이 7이닝동안 2실점으로 호투, 악몽의 전통을 깨뜨려 버린 것.
남들은 헐값으로 입단시킨 고졸 투수들이 펄펄 날고 있는 동안 아픈 배를 움켜쥐고 바라볼 수 밖에 없던 LG가 드디어 해묵은 숙제를 해내고 말았다.
그것도 팀 분위기가 자꾸 UP되고 있는 시점에서...
또하나의 징크스는 SK의 좌완투수 오상민의 벽을 넘어선 것.
지난 4년간 이상하리만큼 오상민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했던 LG의 타선이 드디어 오상민을 무너뜨렸다.
6일에는 유지현이 연장 10회 오상민으로부터 끝내기 좌월 홈런을 뽑아내더니만 7일 이병규는 오상민에게 만루홈런을 선사하며 해묵은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렸다.
97년 쌍방울에 입단한 오상민은 지난해까지 13승18패6세이브를 기록한 평범한 투수지만 유독 LG에게만 10승을 따낼만큼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투수.
오상민 덕분에 동네북이었던 SK는 LG에게만은 천적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징크스를 떨쳐버리기까진 숱한 고생과 노력이 있었다.
시즌 초반 팀이 연패를 당하며 감독 교체까지 단행한 LG.
붙박이 주전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프로의식을 강화시킨 김 감독은 주전포수 김정민과 조인성 대신 장재중이라는 만년 후보를 영입, 마운드의 안정을 가져왔다.
그 결과 20년 숙원인 고졸신인투수 선발승이라는 과업을 달성했다.
늘 오상민에게 당했던 LG 타자들은 바뀐 팀 분위기속에서 이를 갈며 오상민의 투구 동작과 패턴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감독이 앞장서서 분위기를 바꿔나가고 선수들은 상대방의 전력을 나름대로 연구, 분석하는 와중에 팀 성적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코 징크스라는 것이 우연히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이기에 그간 LG 코칭스텝과 선수들의 고충과 노력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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