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도 명지산 자락에서 만난 심승용(43·자영업) 봉삼순(43) 부부와 오미영(37) 김영민(11) 모녀는 이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다.
포천군 일동면 강씨봉 입구. 운악승마클럽 전원배 교관(43)과 기자를 포함해 6명이 몽고말에 올라 탔다. 목표는 해발 850m의 강씨봉.
전교관이 앞장 서고 경력 10개월의 오미영씨가 맨 뒤를 따랐다. 출발한 지 50여m도 안돼 30도 정도 되는 가파른 경사길이 시작됐다. 길 폭은 승용차 한 대가 간신히 통과할 정도. 하지만 말들은 전혀 주춤거림도 없이 성큼성큼 올라 갔다. 나무가 울창한 곡선 길을 따라 20분정도 올라가자 푸른빛으로 가득한 울창한 산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삼림욕이 따로 없지” “스트레스가 쏵 풀리네” “바로 이 맛이야”
저마다 한마디씩 토해냈다.
천천히 걷다가 때로는 가벼운 구보도 하며 8㎞정도 떨어진 강씨봉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 20분. 말과 사람 모두 휴식을 위해 말에서 내리자 심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야, 너무 재밌네.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지난 달부터 본격적으로 승마를 배우기 시작한 심씨부부는 이날이 첫 산악승마에 도전한 날. 올초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 재미삼아 말을 타 본 것이 이들이 승마에 빠져들게 된 계기. 이제는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말을 타지 않고는 못견디게 될 정도가 됐다.
“이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없더라니까요” 옆에 있던 오미영씨가 심씨의 말을 거들었다. 수영 골프 등 웬만한 스포츠는 다해봤다는 오씨는 지난해 8월 승마를 배운 뒤부터는 다른 스포츠는 모두 손을 뗐다. 오씨의 권유로 배우게 된 딸 영민이는 배운 지 8개월정도 밖에 안됐지만 3년 탄 사람 못지 않다는 것이 전교관의 귀띔. 10여분간의 휴식 뒤 모두 다시 말에 올랐다.
“내려갈때는 좀 빨리 가지요” 전교관의 말에 이번에는 영민이가 앞장을 서고 전교관이 중간에서 말들의 걸음을 재촉했다. 올라올 때보다 말들의 구보가 더 잦아졌다.
말들의 걸음이 빨라지면서 난생 처음 말을 타 본 탓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장 손잡이를 꽉 잡고 온 몸에 힘을 주고 있는 기자와는 달리 심씨 부부는 서로 “여보 너무 재밌지”라며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2시간여를 산악승마를 한뒤 말에서 내리는 모두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포천군일대가 명소…초보자도 당일 가능▼
산악승마는 울타리가 쳐진 승마장이 아닌 야외에서 타는 ‘외승(外乘)’의 하나.
9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 보급된 외승에는 산악승마와 해변승마 등이 있는 데 산악승마는 산세가 크게 험하지 않고 얕은 계곡 등이 있는 경기 포천군 일대가 명소. 해변승마는 충남 안면도 등이 각광받고 있다. 외승용 말은 힘과 지구력이 뛰어난 몽고말로 경주용 말보다 조금 작다.
95년 문을 연 포천의 운악승마장은 초보자도 당일 산악승마를 즐길 수 있는 곳. 특히 초보자용부터 상급자용까지 10개의 산악 코스가 있어 자신의 기량에 맞게 산악승마를 즐길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연중 무휴. 하루 2∼3시간의 산악승마를 즐기는 비용은 모자 등 장비대여료와 보험료를 포함해 7만원. 나뭇가지 등에 의한 찰과상에 대비해 긴팔 상의와 장갑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문의 넥스프리(www.nexfree.com) 02-561-7310.
<포천=이현두기자>ruch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