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황금사자기 특징]‘고른 기량’ 경기마다 손에 땀

  • 입력 2001년 7월 2일 19시 34분


‘명승부의 산실’이라는 황금사자기의 전통은 여전했다.

2일 휘문고-동산고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12일간의 열전을 마친 제5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져 아마야구팬은 물론 출전학교 동문들을 열광시켰다.

가장 큰 특징은 1점차 승부와 역전경기가 많았다는 점. 23경기 중 1점차 승부와 역전 경기가 각각 9차례나 돼 고교야구의 실력이 평준화됐음을 보여줬다. 또 연장전도 세 차례나 벌어져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번 대회 최대 명승부로 꼽히는 경기는 포철공고와 서울고의 8강전. 이 경기에서 포철공고 유혜정과 서울고 장병탁은 고교야구에선 보기 드문 팽팽한 투수전을 펼쳐 1-0 승부를 만들었다. 특히 12회 연장전까지 완투한 유혜정은 12회초 가운데 담장을 넘는 통렬한 결승홈런까지 쳐내 대회 최대의 ‘히어로’로 등장했다.

황금사자기와 인연이 깊은 순천 효천고의 9회말 역전승도 드라마틱했다. 마산고와의 1회전서 효천고는 5-6으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에서 전두현과 최현규가 연속안타를 터뜨려 극적인 7-6 역전승을 거뒀다.

실력이 설익은 학생야구의 성격상 결정적인 실책으로 승부가 많이 갈린 것도 특징. 배명고는 부산공고와의 준준결승에서 8회까지 10-8로 앞서다 9회말 마치 선수들이 ‘귀신에라도 홀린 듯’ 번갈아가며 연달아 4개의 실책을 범해 10-11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한편 아마야구 대회 때마다 등장하는 심판진의 ‘오심시비’가 이번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된 것은 ‘옥에 티’. 선린인터넷고와 순천 효천고의 16강전에서 4-4 동점인 12회말 완전히 아웃타임인 3루주자의 홈스틸을 주심이 세이프선언, 거센 판정시비가 일어났다. 특히 대회기간 중 불거진 심판진 축승금 수수 파문과 관련해 대한야구협회 집행부가 총사퇴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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